서울 신림역 인근에서 행인을 상대로 한 '묻지마 흉기 난동'이 벌어진 상황에서 한 여성이 흉기를 든 피의자를 밀쳐내고 습격당한 남성을 구해낸 모습이 포착됐다.
하지만 습격당한 남성이 목에 10번 이상 찔려 제일 위독한 피해자라는 사실이 밝혀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4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22일 MBC가 보도한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현장 중 일부가 이목을 끌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구해줬던 남자는 혼자 튀었다'는 등 반응이 나왔다. 이에 누리꾼들은 "뒤도 안 보고 달려가더라", "이걸 또 뭐라고 하는 사람이 있네... 정신병이다 진짜", "자기가 찔렸어도 그랬을 거면서" 등 반응을 보였다.
앞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에 '신림역 사건 도망갔다던 남자분 (목) 10번 이상 찔렸대'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 씨는 "여자분은 뒤에서 와서 도와준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자분은 10번 이상 찔렸으면 그 상황에서 여친의 손인지 살인범의 손인지 분간을 못 했을 거다"라며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본인이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대응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막상 저런 상황이 닥치면 머리가 새하얘진다"고 밝혔다.
또 "솔직히 여기서 어제 그런 의견 볼 때 '왜들 그러나?' 생각했었다. 저 상황이 내 상황이면 그렇게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요?"라고 말했다.
사건의 당사자로 보이는 여성은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이에 한 누리꾼은 "남자친구분이 이미 찔리신 건가요? 만약 아직 찔리진 않았다면 남자친구는 너무 혼자 도망간다. 찔렸다면 이해하지만, 아직 안 찔렸다면 여자친구는 너무 안 챙기는 걸로 보인다. 혼자 전속력으로 도망가서 놀라서 그랬겠지만... 이 영상만 봐서는 오해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습격 당한 사건의 당사자 여성 B 씨는 "칼에 이미 목 찔려서 도망가는 거다"라고 답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이미 10방 맞았으면 뭐가 보이겠냐?", "다행히 저 때 이후로 생명의 고비는 넘겼대", "목에 찔리면 진짜 힘든 건데", "목에 찔렸는데 패닉오겠지! 저 정도로 (일어나서 간다고?)라고 이해해야 할 상황을 여친을 버리고 저만 도망가?라고 보다니... 무섭다 정말", "어제도 저 남자가 도망치니 '하남자'라니 뭐니 하는 사람 있던데, 저 남자도 패닉에 빠진 피해자인데 뭐 그리 따지는지 모르겠다" 등 반응을 보였다.
사건은 지난 21일 대낮에 벌어졌다. 피의자 조 씨는 사건 당일 오후 2시7분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에서 80m 떨어진 상가 골목 초입에서 20대 남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100m 길이의 골목으로 이동해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살인미수)를 받는다.
구속된 조 씨는 지난 23일 영장 심사에 출석해 "너무 힘들어서 저질렀다"며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정 앞에서는 "예전부터 너무 안 좋은 상황이었던 것 같다. 제가 너무 잘못한 일"이라며 "저는 그냥 쓸모없는 사람이다. 죄송하다"고 했다.
경찰 조사에서도 그는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조 씨를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하는 등 자세한 범행 경위와 배경, 범행 이전 행적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