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누리꾼이 '묻지마 칼부림' 사건의 가해자를 옹호하고 피해자를 비하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남녀갈등을 촉발하는 글이란 점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당했다.
피의자인 조모(33)씨는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부터 약 140m 거리를 오가며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신림역 4번 출구 앞에서 전화 통화를 하던 남성의 등을 수차례 흉기로 찌른 뒤 골목으로 달아났다가 골목에서 마주친 사람들에게 추가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조씨와 일면식도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낮 번화가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벌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국민은 큰 충격을 받았다. 문제는 인터넷에 가해자를 옹호하고 피해자를 비하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남자들이 이런 기분이었겠구나, 이렇게 남의 일처럼 느껴질 수 있다니", "그동안 봐온 하남자 범죄자들이랑은 다르다", "신림 남자 살인범을 석방하라!", "원래 유구한 표적이 여자였는데 남자가 공격 당하는 걸 보니까 느낌이 이상하다“라며 피해자들을 대놓고 비하하는 댓글이 올라왔다.
심지어 일부 커뮤니티 회원은 피의자를 '조선제일검'이라고 부르며 우상시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한 누리꾼은 "신림동 조선제일검을 살인마라고 할 수 있나? 강자가 강자에게 덤비는 것은 그저 결투 아닌가?"라는 황당한 댓글을 게재했다.
'묻지마 칼부림' 사건의 가해자를 옹호하고 피해자를 비하하는 댓글은 캡처 형태로 퍼지며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대부분의 누리꾼은 남녀갈등을 조장하기 위해 작성한 정신 나간 댓글이라고 반응하고 있다. 실제로 "피해자 가족이 고인 모독죄로 고소해야 할 것 같다", "사람이 무차별로 죽었는데 조선제일검?", "와 이건 진짜 아닌데", "이건 진짜 좀 심각한 거 같은데", "가해자 옹호라니. 토 나온다", "이건 진짜 범죄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개하는 누리꾼이 대부분이다.
한편 칼부림 사건 피의자인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어 분노에 가득 차 범행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림역 인근에서 범행한 데 대해선 "이전에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몇 번 방문한 적 있다"며 "사람이 많은 곳이라는 것을 알기에 정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