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만 발 국제 우편물을 개봉한 울산의 한 장애인복지시설 직원들이 호흡곤란 등을 이유로 병원에 입원 중인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주문한 적 없는 수상한 우편물이 해외에서 배송됐다는 신고가 21일 전국 각지에서 1000건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대만 등에서 배송된 수상한 소포를 받았다는 내용의 112 신고가 전국에서 총 987건 접수됐다.
경찰 조사 결과, 소포에는 립밤 등 저렴한 물건이 무작위로 들어 있거나 아예 비어 있는 경우도 많았다.
경찰은 관계 당국의 성분 분석 결과를 의뢰한 상태다. 추후 결과에 따라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소포에서 독극물 등 유해 물질이 검출된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울산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 기체 독극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배달된 것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서 유사한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대만 발 노란색 국제 우편물을 개봉한 직원 3명은 곧바로 호흡곤란,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3명에게 실시한 신체 검사에선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정밀 검사를 위해 봉투와 공기 시료를 국방과학연구소에 제출했다.
21일 오후 4시 40분엔 서울 명동 서울중앙우체국에 의심 소포가 발송돼 건물 안에 있던 1700명이 한꺼번에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의심 소포의 주소가 주로 'CHUNGHWA POST', 발신지는 'P.O. 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으로 적혀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당국은 유사 국제우편물 발송 방식에 대해 '브러싱 스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브러싱 스캠'은 리뷰 조작을 위해 비어 있는 박스 혹은 특정 물건이 들어있는 국제우편물을 무작위로 발송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한편 대만중앙통신사(CNA)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 범죄수사국(CIB)은 대만에서 한국으로 보내진 것으로 의심되는 '노란 소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CIB는 해당 소포에 대해 대만 우편당국이 중국에서 온 걸 받아 한국에 보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한 대만 대표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문제의 우편물은 중국에서 '화물 환송' 방식으로 대만에 온 뒤 중화우정(CHUNGHWA POST) 교환센터를 통해 한국으로 보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