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도 테러 의심 소포 발견, 1000여 명 대피…유사 국제우편물 반입 일시중단

2023-07-21 19:07

독극물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 발견돼
경찰, 서울에서도 관련 신고 접수돼 조사

울산 한 장애인복지시설에 기체 독극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발견된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유사한 소포가 배달됐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서울에서도 관련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우편함 사진 / 연합뉴스
우편함 사진 / 연합뉴스

21일 서울 서초경찰서 등에 따르면 대만에서 배송된 수상한 소포가 서초우체국에 보관돼 있다는 신고를 받고 이날 오후 2시쯤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서초우체국 직원과 이용객들을 건물 밖으로 내보냈다.

또 오후 4시 40분쯤에는 명동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의심 소포가 접수돼 건물이 전면 통제됐고, 1000여 명이 밖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경찰 및 소방당국이 출동해 접수 내용을 확인한 결과 해당 소포는 대만에서 온 정체불명의 '노란 소포'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위험 물질이 들어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후 6시 36분 기준 우체국 등 건물 출입 통제는 해제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21일 "노란색 또는 검은색 우편 봉투로 포장돼 있으며 CHUNGHWA POST,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 등 문구 등이 적힌 우편물을 수취한 경우 개봉하지 말고 가까운 경찰서나 112에 신고하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앞서 전날 정오 30분쯤 울산 동구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 근무하는 원장과 직원 등 3명은 노란색 비닐봉지로 된 대만발 소포를 열어본 뒤 어지럼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해 병원에 이송됐다.

소포 겉면에는 해당 장애인복지시설 주소와 함께 수취인 이름과 전화번호도 적혀 있었지만, 이 시설에 해당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또 전화번호도 확인되지 않는 번호였다.

경찰은 간이 검사 결과 방사능이나 화학 물질 등에 대한 특이점이 드러나지 않아 국방과학연구소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독성 기체에 의한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 소포가 ‘브러싱 스캠’일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러싱 스캠이란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가 판매 실적과 평점을 조작하기 위해 불법으로 아무에게나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발송하는 행위를 뜻한다.

관련 의심 사례가 잇따르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유사한 유형의 국제 우편물 반입을 일시 중단키로 했다.

우정사업본부는 해외 발송 우편물이 비닐 등으로 이중포장돼 있거나 주문한 적이 없다면 일단 의심하고 취급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정당국은 이미 국내에 반입된 유사한 유형의 국제 우편물의 경우 안정성이 확인된 경우에만 배달한다는 방침이다.

울산 장애인 시설에 도착한 유해 물질이 든 해외 우편물 / 울산소방본부 제공
울산 장애인 시설에 도착한 유해 물질이 든 해외 우편물 / 울산소방본부 제공
home 이근수 기자 kingsma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