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질 좋은 수면. 건강한 삶을 위해 가장 중요한 3대 요소다. 하지만 식후 행동도 이들 요소만큼 중요하다. 사람들은 의외로 식후 행동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밥을 먹고 바로 커피를 마시고 흡연을 하면서도 이 행동들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별 관심이 없다. 식사 후 반드시 피해야 하는 행동들엔 뭐가 있을까.
1. 커피 마시기
많은 사람이 식사 후 입가심용 음료나 '식곤증 퇴치제'로 커피를 찾는다. 커피에 든 카페인 성분은 각성 효과를 내기에 잠을 쫓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식후 커피는 막 섭취한 영양 성분이 몸에 흡수되기 전 빠져나가게 할 수 있다.
커피의 카페인·타닌 성분은 몸속 비타민과 미네랄을 흡착해 몸 밖으로 내보내 흡수율을 떨어트린다. 특히 커피의 타닌은 철분 흡수를 방해한다. 철분은 우리 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철분이 부족해지면 신진대사율이 떨어지고 쉽게 피로해질 수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식사 후 바로 마시는 커피는 몸을 더 피곤하게 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연구팀이 식사와 함께 커피를 마신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철분 흡수가 약 35% 줄었다. 커피 속 타닌 성분이 철분 흡수를 방해했기 때문이다.
또 식후 커피는 식도 괄약근의 활동을 방해해 위산 과다 분비를 촉진한다. 이는 역류성 식도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커피는 적어도 식후 30분 뒤 마시는 게 좋다. 식사 후 소화나 입가심이 필요하다면 커피 대신 물을 마시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더불어 과일도 먹지 않는 편이 좋다. 식사 직후 과일 섭취는 영양분 흡수를 방해한다. 커피를 차로 대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차에 들어있는 페놀화합물은 철분 등 특정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한다.
2. 흡연하기
흡연자들에겐 일종의 공식이 있다. 바로 식사 후 흡연이다. 실제로 식사 후에는 담배가 더 맛있게 느껴진다. 담배 속 페릴라트린 성분이 식후 분비되는 침에 녹아 단맛을 내기 때문이다. 음식을 먹은 뒤 입안에 남아있는 기름기도 담배의 단맛을 높인다.
하지만 건강에는 치명적이다. 페릴라트린 성분은 독성물질이다. 식후 담배를 피우는 습관은 결국 페릴라트린 성분을 몸에 더 빠르게 흡수해 소화능력을 떨어트린다. 담배의 니코틴 성분도 위액 분비를 불균형하게 만든다.
당장 금연이 어렵다면 식후 흡연이라도 줄이자. 담배 생각을 떨치기 위해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단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메스꺼움이나 복통, 위산 역류를 유발할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
실제로 아일랜드 리머릭대 연구팀에 따르면 식사 후 5분에서 10분 정도 짧게 산책할 경우 혈당 수치 조절 효과가 나타났다. 또 혈당이 줄고 제2형 당뇨병 위험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면 제자리걸음을 해도 좋다.
3. 엎드려 낮잠 자기
대부분의 직장인이 식사 후 남은 시간을 활용해 부족한 잠을 보충한다. 낮잠을 자야 한다면 편하게 누울 수 있는 휴게 공간을 활용하자. 엎드려 자는 자세는 척추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소화불량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엎드려 자는 습관이 오래 지속되면 허리 디스크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가슴을 조이기 때문에 위에 압박이 가해져 더부룩함, 명치 통증, 트림 등 소화불량 증상이 쉽게 나타난다.
무엇보다 식사 후 바로 잠들면 활발히 일해야 하는 소화기관까지 강제로 취침 모드에 들어간다. 소화기관이 제대로 활동을 안 하면 기초적인 열량 소모 활동 역시 더뎌진다. 가능하면 밥을 먹은 뒤 가벼운 체조나 산책하는 게 좋다. 꼭 잠을 자야 한다면 엎드리지 말고 바르게 앉아 머리, 목, 허리를 의자에 기대어 자는 편이 낫다.
4. 가만히 앉아있기
식사 후 가만히 앉아 있으면 당연히 살이 찐다. 섭취한 음식물은 우리 몸에서 포도당, 아미노산, 지방산 등 영양소로 분해된다. 특히 포도당은 지방으로 저장된다. 식사 후 20분 정도 가볍게 산책하면 포도당이 지방으로 저장되는 양을 줄일 수 있다.
5. 샤워
식사 후에는 소화를 돕기 위해 혈액이 위 주위로 모인다. 이때 목욕을 하면 체온이 변한다. 그럼 위 주위로 모였던 혈액이 체온을 회복하기 위해 피부 쪽으로 이동한다. 이렇게 되면 소화가 더뎌진다. 식사 후 보통 40분 정도 지난 뒤 샤워나 목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6. 양치하기
치아 표면은 에나멜로 덮여있다. 식사 직후 양치질은 에나멜을 벗겨내 치아가 썩기 쉽게 만든다. 식사 직후에는 물로 입안을 헹궈 음식물 찌꺼기만 뱉어내는 것이 좋다.
다만 식사 후 1시간을 넘긴 뒤 양치질하는 것은 위험하다. 음식물 찌꺼기 등이 입 안에 오래 남아 있으면 세균 증식, 음식 잔여물의 부패 등으로 입 냄새나 플라크 형성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양치질은 최소한 식후 2~30분 이내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