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던 소녀가 벌에 쏘인 뒤 의식저하 등 아나필릭시스(쇼크)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21일 광주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46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A(8)양이 벌에 쏘였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가 A양이 의식저하, 부종 등 아나필릭시스 증세를 보여 산소를 투여하는 등 응급처치를 하고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벌에 쏘인 후 나타나는 심한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는 대표적인 곤충 알레르기다. 곤충에 쏘이거나 물렸을 때 몸에 주입되는 화학물질 자체 또는 혹은 화학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에 의해 나타난다. 일반적인 면역 반응과 유사하게 이전에 증상 없이 감작(생체 내에 이종항원을 투여해 항체를 생성하는 것)이 돼 있었던 경우 곤충에 한 번만 쏘여도 전신적으로 심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며 여러 번 쏘일 때마다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나필락시스 반응의 대표적인 증상은 전신발작, 호흡곤란, 의식장애 등이다.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서울대학교 병원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한 해에 50~100명이 벌에 쏘여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나필락시스가 대부분의 원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아나필락시스는 벌에 쏘이는 성인의 약 3%(소아는 약 1%)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소아보다는 성인에서 더 심한 반응이 나타난다.
꿀벌은 한번 침을 쏘면 침낭(침주머니)이 떨어져 죽기 때문에 한 마리당 한 번만 쏠 수 있다. 침낭을 누르면 독성 물질이 더 많이 몸에 주입될 수 있기에 조심스럽게 침을 제거해야 한다. 말벌은 침을 쏘고 난 뒤에도 침낭이 떨어져 나오지 않기 때문에 한 마리가 여러 차례 쏠 수 있다.
벌에 쏘이면 국소적으로 얼음찜질을 하고, 증상 조절이 필요할 경우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를 투약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 증상 땐 에피네프린 주사, 기도 확보, 혈압 유지 등의 응급처치가 매우 중요하다.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한 환자는 응급 상황에 대비해 자가 에피네프린 주사키트를 휴대해야 한다고 서울대학교 병원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