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월북한 주한미군 장병이 한국에서 폭행 혐의로 거의 두달 간 구금됐다가 최근 풀려났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또 경찰 순찰차를 걷어찼다가 기소돼 올해 초 벌금형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추가 조치를 위해 본국으로 호송되던 중 인천국제공항에서 도주한 것으로 알려진 이 병사가 징계를 피하려고 자진 월북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미국 ABC 방송은 현지 관리들을 인용, 월북 주한 미군 트래비스 킹(Travis King·23) 이등병이 한국에서 현지인들과 말다툼을 한 뒤 수용시설에 47일간 구금됐고 석방 후 한국 내 미군기지에서 약 1주일 동안 감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9월 25일 오전 9시 40분께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의 한 클럽에서 술을 마시다가 시비가 붙은 한국인의 얼굴을 여러 차례 주먹으로 때린 혐의(폭행)로 기소됐다.
이 사건과 별개로 킹 이등병이 한국에서 경찰 순찰차를 걷어찼다가 기소돼 올해 초 벌금형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은 공용물건손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킹 이등병에게 지난 2월 8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판결은 피고인과 검찰 모두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킹 이등병은 지난해 10월 8일 오전 3시 46분 마포구에서 폭행 사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홍익지구대 순찰차 뒷좌석의 오른쪽 문을 수 차례 걷어차 망가뜨린 혐의를 받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그는 인적 사항을 묻는 경찰관들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순찰차 뒷좌석에서 "Fxxx Korean, fxxx Korean army(망할 한국인, 망할 한국군)"라고 소리치며 문을 걷어찬 것으로 조사됐다. 순찰차 수리비는 58만 4000원이 나왔다.
앞서 유엔군사령부는 18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JSA를 견학하던 미국인 한 명이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해당 인물은 킹 이등병으로, 추가 징계를 위해 미국 텍사스주 포트블리스로 이송될 예정이었다. 처벌을 피하기 위해 자진 월북했을 가능성이 대두된 이유다.
그는 인천공항까지 호송됐으나, 비행기에 탑승하는 대신 갑자기 JSA 견학에 참여하게 됐다. 그가 왜 비행기에 타지 않고 JSA에 간 것인지 구체적인 경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월북한 킹 이등병과 같은 견학단에 속해 있었다는 목격자는 “판문점의 한 건물을 견학했을 때, 한 남성이 갑자기 크게 ‘하하하’ 웃더니 건물 사이로 뛰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