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증 때문에 심한 어지러움을 호소하던 여성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며 강제로 집안일을 시키려던 시어머니의 사연이 알려졌다. 억지로 고개를 든 탓에 침대에 구토하게 된 여성은 남편과의 이혼을 선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성 A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이석증 때문에 못 일어나는데 설거지 시키는 시어머니'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결혼한 지 1년도 안 됐다. 주말에 시가에 좋은 일이 있어 같이 저녁 먹자고 모였어. 새벽까지 술 마셨고, 술상은 안 치우고 그냥 잤어.
난 원래 술을 안 좋아해서 안 마셨어. 시부모님과 시누이 2명, 남편 이렇게 5명이 신나게 마셨어.
다음 날 시모가 나 자는 방에 들어와서 막 깨우더라. 그리곤 어제 먹은 거 같이 치우자고 하셨어.
몸을 일으키려는데 처음 겪어보는 어지러움 때문에 온 방이 빙글빙글 돌더라. 구토까지 나오려고 했어.
이런 상황에서 내 팔을 잡아 끄는 시모한테 "잠시만요. 너무 어지러워요. 잠시만요"라고 하면서 구역질을 했어.
시모는 술도 안 마신 애가 왜 그러냐며 웃으면서 내 팔을 계속 잡아 끄셨어.
너무 어지러워 죽을 것 같아 잡힌 팔을 팍 빼면서 "잠시만요. 저 너무 어지럽다고요"라고 말했어.
시모는 "어디 시어머니한테 잠 투정을 부리냐. 네가 애냐"고 소리치시더라.
난 서러워 울면서 "어지러워서 고개를 못 들겠어요. 119 좀 불러주세요"라고 부탁했더니 시모는 "소리 지른 것부터 사과해라. 꾀병 아니냐"고 하시더라.
남편은 그제야 일어나서 무슨 상황인지도 모른 체 "엄마가 말씀하시는데 왜 누워 있냐"고 묻더라.
결국 억지로 몸을 일으켜보려다 너무 어지러워서 침대에 구토했어.
시모는 소리 지르고 시누이까지 와서 "뭐 하는 거냐. 왜 침대에 토를 하냐"고 화내더라.
결국 내가 직접 울면서 119에 신고해서 병원에 갔어. 병원에선 이석증이라고 하더라. 병원에 오신 친정 부모님은 우시면서 날 집에 데리고 가셨어.
친정에선 당장 이혼하라고 하시는데, 남편이란 X은 "진짜 아픈 줄 몰라서 그랬다" "우리 부모님 그렇게 나쁜 사람들 아니다" "멀쩡하다가 갑자기 그러니까 꾀병인 줄 알았던 거다" "심각하게 아픈 거라고 상상을 못 하신 거다" "그 부분은 미안하게 생각하는데 이게 이혼할 일인지는 모르겠다" "너도 우리 엄마한테 소리 지르고 버릇없게 했으니 서로 사과하고 끝나면 되지 않냐" "이런 일로 찢어지는 게 가족이냐. 결혼이 애들 장난이냐. 이럴 거면 왜 결혼했냐"라는 말을 시전하더라.
남편한테는 이혼하자고 해 놓은 상태고, 친정에서도 당장 이혼하라고 하신다. 남편 쪽에선 이혼 안 해 준다는 데 소송이라고 할 생각이다. 뭐가 잘못인지 모르는 시댁 식구들한테 반응 보여주고 싶어 글을 썼다.
이석증(耳石症)은 양쪽 귀 안쪽에 있는 전정기관 벽에 붙어서 평형감각을 유지하게 해주는 극미세한 칼슘 가루 '이석'이 신체적 증상이나 외부 충격으로 인해 떨어져 나와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자려고 눕거나 아침에 기상할 때, 몸을 숙일 때는 물론 가만히 있어도 온 세상이 핑핑 도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정도가 심하면 파도에 완전히 뒤집어지는 배 위에 올라탄 느낌이 든다.
이 질환이 잘 알려지지 않았고, 겉으로 보기에 외상이 없어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해당 사연을 접한 대다수 누리꾼은 시댁의 행동을 비판했다.
이들은 "처음엔 진짜 아픈지 꾀병인지 몰랐을 수도 있지. 근데 119 좀 불러 달라는 사람한테 꾀병이라고 하는 건 진짜 심각한 상황이다" "이거 보여주면 뭐가 잘못인지 깨달을 거라 생각하는 거 보니 아직 덜 당하신 듯" "직접 신고 못 하고 그냥 쓰러졌으면 게으르게 또 자빠져 잔다고 방치했을 수도..." "멀쩡하다가 갑자기 그러면 꾀병이 아니라 진짜 아픈 거라고 생각했어야지" "이 와중에 남편은 사과받고 싶어하네" "자기 아들도 있는데 며느리만 깨우는 것부터 잘못"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