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백제역사지구가 폭우로 빗물에 잠겼다. 이 밖에도 전국적으로 문화재 피해가 40여 건 발생하는 등 문화재 피해도 속출했다.
지난 17일 문화재정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장마가 시작된 이후 집중 호우로 인해 국가지정문화재에서 피해가 확인된 사례는 총 40건으로 집계됐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지금 확인된 피해 사례를 보면 사적이 19건으로 가장 많았고, 천연기념물 6건, 명승·국가민속문화재 각 5건, 보물·국가 등록문화재 각 2건, 국보 1건이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12건이었다. 충남·전남 각 7건, 전북 4건, 강원·충북 각 3건, 서울·경기·부산·광주 각 1건씩으로 나타났다.
추가된 피해 사례를 보면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경북 지역이 가장 많았다.
올해 장마가 본격화한 이후 국보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주에서는 지난 13일 0시부터 전날 오전까지 35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다.
산사태로 큰 피해가 발생했던 예천에서도 문화재 피해가 잇따랐다.
예천 청룡사는 경내 일부 지역에서 흙더미가 무너져 내리면서 보물인 예천 청룡사 비로자나불좌상과 석조여래좌상 안전 관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충남 공주시 공산성의 누각 '만하루'는 지붕만 남긴 채 물에 잠겼다. 한때 침수됐다가 금강물이 빠지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공산성 부근 성벽은 유실되고 금서루 하단의 토사가 흘러내리는 등의 피해도 있었다.
공산성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부여 왕릉원과 부소산성도 피해를 봤다.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경북에서도 국보와 보물급 문화재 피해가 잇따랐다.
국보인 경북 영주 부석사 조사당과 보물인 경북 예천 청룡사 석조여래좌상과 비로자나불좌상의 안전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경북 영주의 부석사에서는 조사당 주차장 및 진입로에 토사가 유입되고, 조사당 옆 취현암 주변의 토사가 유실돼 현재 출입을 통제하고 진입로를 복구하고 있다. 조사당은 무량수전과 함께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 중 하나이다.
경북 예천에서는 명승인 회룡포가 물에 잠겨 법면과 소나무가 유실됐고, 선몽대 일원이 침수됐다. 선몽대 일원은 현재 출입이 통제됐다.
서민석 문화재청 안전기준과 학예연구관은 "안전 시설물을 설치해서 추가적인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긴급보수비를 투입해서 즉시 복구가 가능하도록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