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지하차도 침수 현장에서 시민 3명을 구한 '남색 셔츠' 의인의 정체가 밝혀졌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에서 시민 3명의 목숨을 살린 남색 셔츠 의인이 충북 증평군청 공무원 정영석 씨로 밝혀졌다고 KBS가 지난 17일 보도했다.
정 씨는 "차량 지붕으로 이제 막 급하게 올라갔다. 아주머니 한 분이 못 올라오고서 이제 살려달라고 말씀하셔서 제가 아주머니를 일단 끌어올렸다"라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다른 생존자들과 난간과 온갖 구조물을 붙들고 빠져나온 정 씨의 손은 상처투성이였다. 그의 손바닥 여기저기에는 물집과 여기저기 긁힌 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었다.
정 씨는 자신도 다른 남성의 도움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놀랍게도 그를 살린 남성은 시민 3명의 목숨을 구한 화물차 기사 유병조 씨였다. 유 씨의 이야기는 지난 17일 CJB 청주방송(SBS)을 통해 전해졌다.
정 씨는 "스티로폼이나 나무 등을 잡고 둥둥둥 떠 있는데 화물차 기사분이 저를 먼저 꺼내주셨다. 감사드리면서 연락처라도 좀 달라고 했는데 끝까지 안 주시더라"라고 말했다.
정 씨를 구한 유 씨는 당시 14톤 화물차를 끌고 출근하던 길이었다. 그는 갑자기 들어온 강물로 화물차 시동이 꺼지자 차량 창문을 깨고 화물차 지붕 위로 올라가 살아남았다. 유 씨는 버스 안에서 물살에 휩쓸려 나온 20대 여성과 남성 2명을 구조했다.
유 씨는 "옆에 아가씨가 매달려 있더라. 손을 잡고 일단 화물차 위로 끌어 올렸다"라고 매체에 설명했다. 유 씨가 구한 여성 생존자의 부친은 "(딸이) '저는 힘이 없으니까 손 놓으시라'고 했는데 (유 씨가) 끝까지 잡아서 높은 곳까지 (올려줬다). 자신도 힘들었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구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며 울먹였다.
앞서 오송 궁평2지하차도는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께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강물이 유입돼 침수됐다. 이 사고로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고 사고 직후 현장에서 9명이 구조됐다. 사망자는 14명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