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봉한 영화들이 관객 수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서울경찰청은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9년부터 올해까지 영화 462편 정도가 관객 수가 조작됐을 것이라 보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멀티플렉스 3사 및 영화 배급사 등 총 6곳을 지난달 13일 압수수색, 관련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인 조작 여부를 언급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13일 멀티플렉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와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쇼박스·키다리스튜디오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이들 영화관과 배급사는 함께 관객 수를 부풀려 박스오피스 순위를 조작하는 등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구체적인 영화명도 언급됐다. 영화 '비상선언'과 '비와 당신의 이야기'가 유령 상영 등 수법으로 관객 수를 조작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쇼박스가 배급했던 '비상선언'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관객 수 조작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8월 영진위 통합 전산망에 새벽 시간대 영화표가 매진되는 현상이 포착된 게 이유였다. 또 키다리스튜디오가 배급했던 '비와 당신의 이야기' 역시 극장에서 상영되지도 않은 새벽 시간에 관객 수가 집계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서울경찰청은 영화 관객 수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보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개봉한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 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리얼리티 항공 재난 영화다. 송강호와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이 출연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되어준 영호(강하늘)와 소희(천우희)가 비 오는 12월 31일에 만나자는 가능성 낮은 약속을 하고 기다리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