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오송 지하차도에 고립된 피해자 가족들의 인터뷰가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소방 당국은 16일 오전 9시 21분께 청주 오송 지하차도에서 시신 1구를 추가로 인양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사망자는 7명이다.
연합뉴스는 16일 현장 지휘소 앞에서 연락이 두절된 어머니의 소식을 기다리던 이씨를 인터뷰했다.
이씨는 지난 15일 오전 7시 11분께 70대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는 28초의 통화가 어머니와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씨의 어머니는 오송의 한 아파트 청소를 하러 가던 길이었다. 당시 이씨의 어머니는 시내버스에 타고 있었다.
이씨의 어머니는 청주에 있는 하천이 범람하고 있는데 이씨가 사는 경기 고양시 일산은 괜찮은지 물었다. 이른 시간에 전화를 받은 이씨는 어머니께 무사하다는 얘기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후 어머니와 연락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씨는 친동생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한 뒤에야 어머니가 지하차도에 침수된 시내버스에 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경찰이 물이 들어찬 버스 안에서 촬영된 사진 한 장을 보여줬는데 꽃무늬 셔츠를 입은 어머니의 뒷모습을 봤다"라며 "나한테 이런 일이 닥치리라고는 정말 상상하지도 못했다"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씨 외에도 현장 지휘소에는 실종자 가족 10여 명이 하염없이 구조작업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세종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40대 의사 아들과 통화가 안 된다는 며느리의 전화를 받고 현장에 나온 A씨는 사고가 발생한 날 오후 3시부터 나와 식사도 거른 채 자리를 지켰다. 그는 "희망은 없지만 자리를 떠날 수 없다"라며 "아들이 찬물 속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미어진다"라고 말했다.
A씨를 포함한 대부분의 실종자 가족은 이번 사고를 부주의로 인한 인재라고 했다.
A씨는 "청주 주요 하천에서 홍수 경보가 연이어 발령됐는데 도로 통제 하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라며 "누구 하나 지키는 사람이 없으니 차량이 마음대로 통행한 거 아니겠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 사고 발생 4시간 전에는 이미 홍수 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하천이 흘러넘쳐 지하차도를 덮칠 수 있다는 위험 징후가 이미 수 시간 전부터 감지된 것이다.
또 사고가 난 지하차도는 행정안전부가 정한 위험등급 중 가장 낮은 3등급 시설이었다. 하지만 CCTV를 이용한 감시 외 정작 가장 중요한 도로 통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도로 통제는 이미 차들이 물에 잠기고 나서야 뒤늦게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