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에 제주 바다의 푸르른 이미지가 더해져 사랑받은 제주맥주가 위기에 처했다.
심각한 재정난이 계속되면서 결국 인력 감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제주맥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 이후 재정난을 겪으면서 전체 임직원 40%에 대한 희망퇴직 절차에 들어갔다고 14일 한경닷컴이 단독 보도했다.
대표이사도 자신의 급여를 통째로 반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맥주는 앞서 코로나19 시기 급격히 오른 원·부재료 값 탓에 재정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다각화로 매출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이번 결정은 불가피했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수제맥주 대중화를 목표로 2015년 설립된 제주맥주는 캔맥주 시장에 수제맥주 열풍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다.
미국 크래프트 맥주 회사인 브루클린 브루어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기업을 세운 문혁기 대표는 제주의 지명을 딴 만큼 태초에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함께 운영할 목적이었으나, 실패하면서 독자 법인을 세웠다.
2017년 8월 '제주 위트 에일'이란 이름의 맥주를 출시, 제주 바다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으로 젊은 층의 관심을 얻었다.
맥주에 제주 감귤 껍질의 신맛을 첨가하면서 상큼한 맥주로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
'제주 펠롱 에일', '제주 거멍 에일', '제주 누보' 등 후속작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업체도 수제맥주 제품을 출시하면서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고, 수제맥주의 인기가 식으면서 재정난을 피하지 못했다.
제주맥주 측은 장기적으로 브랜드를 운영해 나가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맥주 측은 한경닷컴에 "브랜드 장기 존속을 위해 긴축 기조에 돌입한다"며 "한동안 부진했던 비즈니스 상황을 턴어라운드(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기 위해 재정비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