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서 아기 숟가락 있냐고 물었다가 맘충 소리 들었습니다, 화가 안 풀리네요”

2023-07-13 13:56

“혹시나 해서 물어봤습니다...”
“직접 주방 가서 얻어왔는데...”

식당에서 옆에 있던 20대 청년들에게 맘충 소리를 들은 여성이 억울함을 토로했다.

소형 스푼과 엄마와 아기 (참고 사진) /Kabardins photo·aslysun-shutterstock.com
소형 스푼과 엄마와 아기 (참고 사진) /Kabardins photo·aslysun-shutterstock.com

여성 A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식당에서 맘충 소리 들어서 싸웠어요'라는 제목의 사연을 올렸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친구랑 저랑 제 아이들이랑 밥 먹으러 갔어요. 일부러 사람 없는 오후 2시쯤 갔네요.

제 아이들은 27개월 쌍둥이 자매입니다. 친구도 저도 매운 걸 좋아해서 찌개 매운맛 시켰어요. 메뉴에 달걀찜 5000원짜리 있길래 밥과 같이 주문해서 애들 밥부터 먹이고 저는 천천히 먹으려 했어요.

달걀찜이 나와서 애들 밥 먹이려다 혹시나 해서 아기 숟가락 있냐고 물어봤습니다.

종업원께서 외국 사람이라 그런지 아기 숟가락이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시더라고요.

식당에 수저통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안심 식당 하면서 수저 세트가 나오는 그런 곳이었는데, 그걸 그냥 또 주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냥 주방 쪽 가서 "혹시 아기 숟가락 없나요?"라고 물으니 안에 계시는 분이 "아 있어요. 드릴까요?"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전 "네, 두 개만 주세요. 감사합니다"하고 받아왔는데, 저희 근처 테이블에 앉아 있던 20대들이 "저러니 맘충 소리 듣지"라고 하더군요.

저는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제가 아기 숟가락 사 오라고 난리 친 것도 아니고, 그냥 주방 가서 직접 받아온 거뿐이잖아요.

심지어 애들 먹을 만한 메뉴도 따로 시켰는데, 제가 왜 맘충 소리를 들어야 하나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넌 대낮부터 술 X마시고 남한테 대놓고 시비 거는 걸 봐선 넌 무효 인간이구나"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제게 '미친X' 'X맘충' '애XX 있는 게 유세냐' 등 온갖 폭언을 하더라고요.

저도 듣고는 못 참는 성격이라 "너 같은 사람 때문에 요즘 사람들이 애를 안 낳는다"라고 말하며 싸움을 더욱 커졌어요.

결국 사장 내외가 오시더니 진정하라며 말리셔서 겨우 진정됐어요.

그 테이블은 나갈 때도 저희한테 욕하고 애들 보면서 "체해서 XX라"고 하더군요. 진짜 나가서 한판 하려는 거 친구가 참으라고 뜯어말려서 그냥 참았습니다.

이후로 애들 밥 먹이고, 전 밥맛 다 떨어져서 계산하고 나가려는데 사장님 내외가 죄송하다면서 사과하시더라고요.

전 사장님이 뭐가 죄송하냐고 오히려 제가 죄송하다고 하고 나왔는데 아직도 화가 안 풀리네요.

"아기 숟가락 있나요?"라고 물어보는 게 맘충인가요? 없었으면 그냥 어른 숟가락으로 먹일 생각이었어요. 이게 나쁜 거라면 정말 아기 있는 집은 외출도 하면 안 되고, 그냥 어디 가서라도 입 다물고 아무것도 요구하면 안 되겠네요? 이러면서 무슨 아이를 낳으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해당 사연을 접한 과반수 누리꾼은 20대 청년들을 향한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이들은 "그냥 싸우고 싶어서 시비 건 거로밖에 안 보이네" "현실에서 사람 앞에 두고 맘충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너희 엄마도 그렇게 키웠을 거다. 혹시 아기 숟가락 있냐고 물어보면서 말이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반면 "글 내용만 봐서는 젊은것들이 잘못한 것 같은데 자세한 건 양쪽 말을 다 들어봐야..." "아기가 있으면 아기 숟가락 구비하고 다니셔야 하는 거 아니냐" "만약 외국인 종업원한테 짜증 냈다면 가능한 일" 등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맘충이란 엄마라는 입장을 특권처럼 내세워 상대방의 이권을 강탈하거나, 주변 사람들과 사회 전반에 직·간접적인 손해를 입히는 행위를 일삼는 여성들을 벌레에 빗대 비꼰 신조어다.

home 방정훈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