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에 생긴 119안전센터를 두고 아파트 입주민들이 ‘사이렌을 끄고 출동할 것’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실상은 전혀 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8일 수원소방서 이의 119 안전센터(이하 이의소방센터) 맞은편에 위치한 A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는 센터를 찾아 소음 완화 방안을 요구했다. 대표회는 지난달 17일에도 소방센터의 출동 사이렌을 소음 공해로 규정하며 “혐오시설 설치에 대한 부당성을 토로하고 시위를 할 예정”이라며 이미 한 차례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도가 나간 직후 소방서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다며 민원을 제기한 수도권 아파트 측은 “소방서를 혐오시설이라고 하고 집단 시위를 벌이겠다고 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파트 측은 지난달 28일 이의119안전센터를 방문해 "센터를 출입구를 나올 때 처음엔 사이렌을 울리지 않고 가다가 조금 나가서 사이렌을 켜면 어떻겠냐는 등의 의견을 전달했다. 소음을 좀 완화해 달라고 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의119안전센터 측은 주민 의견을 반영해 사이렌 음량을 조절하기로 했다.
이의소방센터는 원래 지난 2012년부터 설립이 추진됐었다. 그러나 선정 부지마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약 9년 동안 계획이 표류됐다가 임시로 사용 중이던 현 부지에 지난 2021년 12월 24일 착공을 결정했다. 이후 이의소방센터는 지난 5월 25일 준공 개청식을 진행했다. 센터에는 소방공무원 30명, 소방차량 4대가 배치됐으며 광교 1·2동과 연무동 등 3개동 약 9만 9000명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소방차 출동 사이렌 소리와 관련된 주변 거주자들의 불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공식 페이스북에는 “사이렌을 끄고 출동을 해달라는 민원과 신고가 잦다. 본인의 집이 불타거나 혹은 가족이 응급한 상황에서 달려와 준다면 소음이 아니라 고마운 소리 아니냐. 119는 주행 시 경광등과 사이렌을 켜지 않으면 긴급차량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미국 등 선진국은 센터가 마을에 들어서면 고맙다고 하던데…”라며 사이렌을 꺼달라고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들에 대해 고충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소방차, 구급차, 경찰 업무 중인 경찰차 및 수사차량, 혈액 공급차량 등은 ‘긴급 자동차’라는 이름으로 별도로 규정되고 있기 때문에 '사이렌을 꺼달라'는 요구를 할 수가 없다.
‘긴급 자동차’는 시각을 다투는 긴급상황 시 신호나 속도를 위반하거나, 도로의 중앙이나 갓길로 통행할 수 있다. 또한 ‘긴급 자동차’ 주행 시 사고가 날 경우 운전자는 ▲신호위반 금지 ▲중앙선 침범 금지 ▲후진·횡단·유턴 금지 ▲안전거리 확보 의무 ▲앞지르기 방법 준수 의무 ▲주·정차 금지 ▲보도통행 금지 ▲고장 등 상황발생 시 조치의무 등에 대해 형을 감경받거나 면제를 받을 수 있는 특례가 적용된다.
다만 해당 특례를 받기 위해서는 ▲ 긴급자동차의 구조를 갖춰야 할 것 ▲사이렌을 울리거나 경광등을 켜야 할 것 ▲전조등 또는 비상 경광등을 켜거나 그 밖의 적당한 방법으로 긴급한 목적으로 운행됨을 알려야 할 것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한편 이의소방센터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오히려 센터가 앞에 있으면 좋아해야 되는 것 아닌가”, “소방서가 혐오 시설이라니 이해가 안 된다”, “불 나면 바로 부를 거면서”, “소방관들 현타 오겠다”며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