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치매를 앓았던 자녀의 치매 발병 위험이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 나왔다.
이런 경우 치매 발병 위험도가 무려 51%나 높아졌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한국 등 8개 국가 1만7194명을 대상으로 치매 가족력을 조사하고 질병 여부를 진단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그리스, 호주, 필리핀에 거주하는 평균 연령 72.8세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치매 여부 진단은 임상 평가, 신경 심리검사, 혈액검사, 신경학적 검사 등을 통해 실시됐다.
김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아버지가 치매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치매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머니가 치매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위험도가 무려 51%나 높아졌다.
특히 치매 원인 가운데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진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도는 무려 80%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모계(어머니 쪽) 치매 가족력이 있는 여성은 68%, 남성은 100% 이상 각각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 연구팀은 어머니 쪽으로 유전되는 X성염색체나 미토콘드리아 DNA 등이 알츠하이머병 발생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연합뉴스에 "부모가 치매 병력이 있다면 금연과 절주, 식습관 개선, 고혈압·당뇨 등의 기저질환 관리를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임상신경학저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