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의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 자포리자 원전을 둘러싸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미국 매체 뉴욕 타임스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 상대가 핵 재앙을 모의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설전을 벌이면서 이 지역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지난 5일(이하 현지 시각)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4일 러시아군이 원전 여러 시설의 지붕에 폭발물 의심 물체들을 설치했다면서 이들을 폭파한 뒤 우크라이나군이 공격한 것으로 위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주장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기 어렵지만 고전을 면하기 위해 핵을 이용하려 한다는 인식에 근거한다. 러시아가 보유 핵무기를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타격하는 대신 자포리자 원전을 터트려 사실상 핵무기로 만들려고 한다는 지적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해당 발언에 대해 "또 다른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최근 IAEA가 원전을 방문해 모든 부문이 안전하다고 호평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우크라이나의 자작 원전 공격을 주장해 온 러시아가 위장 작전을 수행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러시아가 위장 폭발물을 배치해, 우크라이나가 원전을 파괴하려 한다고 국제사회에서 맹공을 퍼붓기 위한 포석을 깔려고 한다는 추측이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침공 3주 만인 3월 중순에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을 점령해 우크라이나 기술자와 직원을 통솔하며 가동을 계속했다.
양측은 전쟁 초기부터 상대방의 도발과 포격을 주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