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의사 “보이스피싱범에게 40억 빼앗겼습니다... 대출까지 받은 돈입니다“ (+인증)

2023-07-06 10:08

“금융감독원에서도 자금 세탁 당했다고...”
일당 체포됐지만, 돈은 이미 해외로 빼돌려져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일당들에게 40억원을 빼앗긴 의사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진료 중인 의사와 다량의 오만원권 (참고 사진) /Chay_Tee·mnimage-shutterstock.com
진료 중인 의사와 다량의 오만원권 (참고 사진) /Chay_Tee·mnimage-shutterstock.com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40대 의사 A씨가 최근 당한 보이스피싱 피해 사실을 소개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어느 날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라고 밝힌 남성의 연락을 받았다.

남성은 A씨 계좌가 범죄 수익 자금 세탁에 쓰였다며 법원에서 발부받았다는 A씨 구속영장을 메신저로 보낸 후 수사에 협조하면 약식 조사만 하겠다고 밝혔다.

기관 사칭형 전화금융사기에 사용된 공문서 /이하 경찰청
기관 사칭형 전화금융사기에 사용된 공문서 /이하 경찰청

이에 A씨는 아무 의심 없이 메신저로 전달된 링크를 눌러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했다.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금융감독원에 연락해봤지만, 실제로 '계좌가 자금 세탁에 사용됐다'는 답을 들었다. A씨가 경찰이나 검찰, 금융감독원에 전화를 걸면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연결되도록 하는 앱이 설치됐기 때문이었다.

결국 A씨는 범죄 연루 여부를 확인하려면 재산 내역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가짜 검사의 말에 속아 은행 대출금을 포함한 40억원을 편취당했다.

전화금융사기 콜센터 조직원들이 범행에 사용한 위조된 검사 신분증
전화금융사기 콜센터 조직원들이 범행에 사용한 위조된 검사 신분증

이후 일당은 경찰에 붙잡혔지만, A씨의 돈은 이미 해외로 빼돌려진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 7363건 중 기관 사칭 사례는 4515건으로 전체의 61.3%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5.4%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상황이다.

경찰은 웹 주소가 포함된 '미끼 문자'는 절대 확인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 통화 시 주변에 알리지 말라는 발언을 할 경우 보이스피싱을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특히 수사기관은 영장이나 공문서를 절대 문자로 보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home 방정훈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