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에 점심값 부담이 커진 직장인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다. 하지만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미국에 비하면 약과다. 물가 체감 반응이 한국에서 아우성이라면 미국에선 비명 수준이다.
지난 7월 온라인 커뮤니티 SLR클럽에 '3만 5000원짜리 돈가스'라는 글이 올라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시골 깡촌에서 거주한다는 한국 교민 A씨는 오랜만에 LA 인근(LA도 아닌)으로 나왔다가 예전에 자주 가던 설렁탕집에 들러 돈가스를 시켰다.
A씨는 2019년에는 똑같은 메뉴를 음식값(11.99달러·약 1만5600원)과 팁, 세금을 더해 총 15달러(약 1만9500원)를 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음식값(21.99달러·약 2만8600원)에 팁, 세금까지 합계 27달러를 계산해야 했다. 4년 새 외식 물가가 두 배가 뛴 것이다. 대한민국 분식점에서 흔한 비주얼의 돈가스가 미국에선 우리 돈 3만5000원이나 된다.
한인 식당뿐만이 아니다. 6달러(약 7800원) 가까이하던 맥도날드 빅맥 세트도 지금은 10달러(약 1만3000원)를 가뿐히 넘어섰다.
A씨는 "미국 식당은 더 비싸다. 한식당이 그나마 싼 편이다"며 "(그런데도) 4년 만에 물가가 너무 살벌하게 올랐다"고 한숨을 쉬었다.
신기한 건 마트 물가는 여전히 저렴했다고 한다.
1kg짜리 체리 4봉지가 고작 7달러(약 9100원)였다.
토마호크 립아이 스테이크는 2.4kg에 52달러(약 6만7700원), 삼겹살은 2.15kg가 16달러(약 2만800원)에 불과했다.
토마호크 스테이크는 기다란 갈비뼈에 붙어 있는 등심 부위를 약 5cm 두께로 두툼하게 잘라낸 후 뼈째 2주에서 3주간 드라이 에이징(공기에 노출시켜 숙성하는 법)한 것을 말한다. 오랜 기간 숙성을 통해 육즙의 농도가 진해져 뛰어난 식감과 특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A씨는 "이제 외식 하기가 무섭다"며 "집에서 해 먹는 수밖에 ㅠㅠ"라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국내 누리꾼들은 "미국에서 런치로 4인이 대충 먹었다가 100달러 나왔다", "국내에서는 체리 한 봉지에 8000~9000원 하는데", "미국은 팁 때문에 물가가 더 올랐음", "한국은 더 심각한 게 마트 가격도 비쌈"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