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살인적인 주택 임차료를 아끼기 위해 거주지인 로스앤젤레스(LA)에서 비행기로 1년간 통학한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UC버클리) 대학원생의 사연이 화제다. 극한의 노력(?)으로 이 학생은 집세의 최대 6분의 1밖에 안되는 비행기 삯으로 학업을 마쳤고, 항공사 마일리지는 덤으로 챙겼다.
지난달 29일(이하 현지 시각) 뉴욕포스트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지난 학기 동안 집 렌트비를 아끼기 위해 비행기로 통학해 살아남았다"는 글이 게시돼 관심을 끌었다.
자신의 이름을 '빌'이라고만 밝힌 이 글쓴이는 미국 지역 언론 KTLA와 인터뷰에서 교수와 동급생들 모두 자신이 '슈퍼 통근자'(super commuter)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친구들은 '오늘 저녁 뭐 먹어?'라고 묻는 대신 '돌아가는 비행기가 언제니?'라고 묻곤 했다"고 말했다.
LA에 거주하는 그는 지난해 1년 과정의 UC버클리 공학 석사 프로그램에 응시해 합격했을 때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비싼 월세를 내며 살고 싶지 않아 비행기 통학을 결심했다고 한다.
빌은 "학업을 마치면 이전 고용주가 저를 다시 고용할 것이기에 졸업 후 LA로 돌아갈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순수 학생이 아니라 LA에서 직장을 다니다 회사가 학비를 지원하는 직장인 재교육 과정으로 해당 대학에 입학했을 가능성이 있다.
빌은 학기 중 일주일에 3번 이상 LA공항(LAX)과 샌프란시스코공항(SFO)을 오가며 수업을 들었다.
그는 학교에 가는 날이면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LA 공항으로 이동, 6시에 비행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해 8시 30분께 전철 BART를 타고 학교에 도착했다. 수업은 오전 10시에 시작됐다. 하루 종일 수업을 들은 뒤 아침과 반대의 경로를 통해 자정 무렵에 집으로 돌아왔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그의 수업은 보통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에 잡혀 있었다.
만일 그가 대략 380마일(610km)에 달하는 샌프란시스코~LA 구간을 자동차로 등하교했다면 쉬지 않고 달려도 편도 6시간은 걸린다.
빌이 지난 1년간 비행기 통학에 쓴 돈은 총 5592.66달러(약 738만원)였다.
현재 미국의 부동산 정보 사이트 질로우에서 버클리대 일대의 방 1개짜리 집을 검색했을 때 월 임대료가 2000∼3000달러(약 264만∼396만원)대인 집이 대부분이다. 그가 통근에 쓴 비용은 연간 임대료의 4분의 1 내지 6분의 1가량으로 훨씬 저렴한 수준이다.
1년간 비행 거리는 총 9만2089마일(14만8202㎞), 통학에 걸린 시간은 총 7만5955분(52일 17시간 55분)으로 계산됐다.
이 모든 것을 다시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내가 인생에서 해본 가장 미친 짓 중 하나인데, 수업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해내서 정말 기쁘다"며 "그 자체가 기적"이라는 대답으로 대신했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항공사로 알래스카 항공을 꼽으며 "무료 업그레이드를 기꺼이 해주고 직원들도 정말 친절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