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서 근무하는 한 청소부가 약 20년에 걸친 연구 결과를 보관했던 연구실 냉동고 전원을 끄는 사고가 발생했다.
CNN은 지난 27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뉴욕시에 있는 렌슬리어 공과대학(Rensselaer Polytechnic Institute)에서 일하던 한 청소부가 '성가신 알람' 소리를 듣고 냉동고를 꺼버려 20년 이상의 연구를 망쳤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냉동고에는 세포 배양 및 샘플들이 있었으며 해당 냉동고 옆에는 '세포 배양과 표본은 섭씨 -80도를 유지해야 하며 3도의 작은 변동에도 손상이 발생하므로 -78도까지 올라가거나 -82도까지 내려가면 경보가 울린다'라고 명시돼 있었다.
대학 측은 "작은 온도 변화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20년 이상의 연구 결과"라며 100만 달러 이상의 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청소부 당사자에게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청소부를 적절하게 교육·감독하지 못한 청소 업체에 책임을 요구했다.
한 변호인은 매체를 통해 "청소 업체 측이 악의적인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것은 사람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다. 그러나 핵심은 청소 업체가 직원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청소부는 연구실 내 전기(전원) 관련 문제는 건드리지 않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70~80년간 모은 연구 표본이 전량 폐기된 사건이 있었다.
지난 2월 중앙일보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가 70~80년간 모은 동물 표본 수백 점이 2021년 표본실을 뒤덮은 곰팡이 때문에 모조리 폐기됐다.
매체에 따르면 연구 관리를 맡았던 담당 교수가 은퇴하면서 연구원들까지 모조리 떠나게 됐고 연구 표본들은 지하실에 방치돼 결국 곰팡이가 창궐했다.
당시 논문에 참여했던 김지선 연구원은 "귤의 경우에도 일부분만 곰팡이가 보여도 버려야 하는 것처럼, 곰팡이는 한 고에서 눈에 보일 정도로 피면 실제로는 전체적으로 퍼져있다고 봐야 한다. 표본실 전체가 곰팡이에 덮여 있었던 만큼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모두 (폐기) 처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