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망명정부 “민주당 의원들 발언, 무지하고 무책임하다”

2023-06-26 09:20

인권탄압 문제 외면 논란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티베트대표부 측 “여전히 중국 정권 아래 고통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중국의) 티베트 인권 탄압은 70년 전 일'이라는 취지 발언에 대해 티베트 망명정부가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26일 동아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티베트 망명정부는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무지하고 무책임하다"라며 "한국 지도자들의 무지한 발언은 티베트인과 티베트 지지자, 세계 불교계에 깊은 상처를 줬다"고 밝혔다. 한국 일본 필리핀 등을 담당하는 주일 티베트대표부는 체왕 기알포 아리아 주일 티베트 대표 명의로 동아일보 질의에 답하는 서한을 보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문화교류 방중단 단장(왼쪽)과 박정(오른쪽), 신현영 의원이 지난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 이하 뉴스1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문화교류 방중단 단장(왼쪽)과 박정(오른쪽), 신현영 의원이 지난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 이하 뉴스1

서한에 따르면 티베트대표부 측은 "티베트인은 여전히 잔혹한 중국 정권 아래 고통받고 있다"며 "중국은 티베트인을 120만 명 넘게 죽이고 6000개 넘는 사원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자유국가로 (이러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티베트인 고통에 관심을 갖고 발언에 좀 더 책임감을 가져 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민병덕 의원 등 중국 방문 국회의원단은 중국 정부 초청으로 티베트 라싸에서 열린 제5회 관광문화국제박람회에 지난 17일 참석했다. 이 방문 이후 지난 19일 라디오에서 도종환 의원은 중국 정부의 티베트 인권 탄압과 관련해 "1951년, 1959년에 있었던 일" "70년 전 있었던 내용" 등의 발언을 남겼다. 해당 발언은 적지 않은 논란을 모았고 대한불교조계종은 유감을 표하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중국 베이징 출국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철민, 민병덕, 도종환, 박정, 유동수, 김병주 의원.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중국 베이징 출국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철민, 민병덕, 도종환, 박정, 유동수, 김병주 의원.

이에 더불어민주당 중국 방문 국회의원단은 지난 22일 "티베트 문제에 가슴 아파하는 불자들께 죄송하다"라며 사과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불교계가 티베트 문제에 대해 가슴 아파하시는 것과 관련, 불교계의 입장을 존중하고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다만 "교류 확대 논의를 하면서 티베트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는 점을 양해해 달라"며 "국회의원은 국익을 먼저 고려하며 일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티베트 망명정부는 인도로 망명한 티베트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등이 세운 티베트 행정부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을 비롯해 13개국에 티베트대표부를 두고 있다.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