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없애고 쉬운 수능을 하면 학원가에는 또 다른 대박이 기다리고 있다."
입시 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박 모 씨가 최근 온라인에 올린 글의 요지다.
그의 말처럼 실제 사교육 시장의 대표 주자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는 또 다른 돈 냄새를 찾아 발빠르게 '마케팅 대상'을 갈아타고 있다.
강남 학원가는 이미 학부모들을 모아 놓고 이른바 '준킬러 마케팅'에 들어간 모습이다.
"150일 동안 열심히 하면 우리 아이들 만점 받을 수 있다" "여러분 자녀들, 상위권 도약의 기회다"
'수능에서 당장 킬러 문항을 없애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침에 대응해 학원가는 이제 상위권 학생 대신 중하위권을 겨냥한 수능 마케팅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박 씨는 글에서 "불안은 최고의 사교육 마케팅이다. 대부분 학원가는 불안을 조장한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정부가 불안을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원가에서 조장하는 불안과 정부가 조장한 불안이 합쳐져 결국 학원은 대박을 칠 것이고, 반대로 사교육비는 되레 늘게 될 것"고 단언했다.
그는 또 "이번 윤 대통령의 수능 발언으로 입시 관련 주가가 느닷없이 큰 폭으로 뛰었다"며 시장의 풍선효과를 지적했다.
이어서 요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의대 입시 편식 현상과 관련해, 그는 이번 '수능 지침'이 더 큰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의대 정시 합격자 중 재수생 비율이 무려 42%에 이른다"며 "의대 정시는 사교육 시장의 최대 먹거리"라고 말했다.
이 말은 수능이 쉬워지면 학원가는 '이번 수능이 절호의 기회다. 남은 기간 반수라도 해서 의대에 가자'고 부추길 게 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끝으로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사교육 카르텔을 없애겠다고 한다"며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사교육 카르텔의 최대 주역은 정부 아니면 대통령이 아닐까 싶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21일 발표한 ‘공교육 경쟁력 제고방안’에서 당초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한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그대로 존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교사 노조 등 단체들은 "특목고 등 고교 서열 체제가 유지된다면 사교육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정부는 이날 공교육 대책에 이어 오는 26일엔 사교육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그 수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