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결혼을 앞둔 남자친구 부모님과 밥을 먹으러 갔다가 말 한마디 잘못 꺼내 파혼당했다.
지난 6월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잘 먹겠습니다 라고 말했다가 파혼 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여성은 남자친구와 1년의 연애 기간을 거친 뒤 결혼까지 약속했다. 하지만 남자친구 부모를 모시고 간 식사 자리에서 꺼낸 한마디로 결혼은 무효가 됐다. 바로 그가 받은 독특한 가정 교육 때문이었다.
여성은 항상 밥 먹기 전 "잘 먹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습관이 있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의 그런 습관에 대해 자랑스럽게 여겨 왔다.
그는 "윗사람에 대한 예의범절 같은 걸 맞아가면서 배웠고 어릴 때는 그게 원망스러웠는데 나이 들수록 저희 부모님이 맞는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그중의 하나가 밥 먹기 전에 숟가락 들면서 '잘 먹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거였다. 음식을 해준 사람에 대한 예의이며 주어진 음식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그의 "잘 먹겠습니다"라는 한마디가 함께 식사하는 사람에게 부담을 줬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 문제로 남자친구와도 한 번 싸운 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연애 3개월 정도 됐을 때 남자친구랑 식당에 밥 먹으러 갔는데 음식 먹기 전에 '잘 먹겠습니다'라고 했다가 크게 싸웠다. 남자친구가 '왜 밥 먹기 전에 꼭 그렇게 말하냐'라고 묻더라. 그래서 저는 '가정교육을 독하게 받아서 어릴 적부터 이렇게 배웠다. 그게 음식 만든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남자친구가 '자기도 그렇게 배웠지만 그건 집에서나 하는 거다. 식당에 밥 먹으러 와서 그렇게 말하면 상대방한테 사달라는 것처럼 들려서 기분이 안 좋다. 자기가 언제 밥 안 사준 적 있냐. 어차피 자기가 다 내왔고 그거에 큰 불만은 없었는데 항상 밥 먹기 전에 그렇게 말하니까 들을 때마다 거부감이 든다. 하지 말아라'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또 남자친구에 따르면 여성은 정작 자신이 밥을 살 때는 "잘 먹겠습니다"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여성은 "남자친구가 '내 지갑에서 돈 나가는 날은 요리한 사람한테 안 고마운 거냐'라고 묻는데 제 입장에서는 그걸 지켜보고 있었다는 게 소름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사실 여성은 집안 형편이 어려웠다. 때문에 데이트 비용을 내는 건 항상 남자친구의 몫이었다. 남자친구는 여성과 달리 직업, 집안이 모두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여성은 "내가 가정교육 잘 받은 게 맞으니 계속하겠다"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남자친구는 "자꾸 가정교육 운운하는데 그런 것 치고는 젓가락질도 주먹 쥐고 하고 밥 먹을 때 소리도 엄청 낸다. 그렇게 자부심 가질 정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하던 이들은 헤어졌다. 여성은 자신의 습관에 대해 "젓가락질과 소리 내서 먹는 습관은 가정 교육에 포함되는 게 아니라 개인 습관 문제라 생각해 화났다. 절 예쁘게 키워주신 부모님을 욕보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라고 했다.
이후 이들은 재결합했다. 남자친구는 재결합 조건으로 식당에서 "잘 먹겠습니다"라는 말을 하지 않을 것, 젓가락질 고칠 것, 밥 먹을 때 소리 내지 않을 것이라는 3가지를 걸었다.
이후 결혼 이야기를 나누던 이들은 서로의 부모님과 식사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훈훈했던 결혼 이야기는 식사 자리에서 여성의 한마디로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여성이 남자친구 부모님을 모시고 간 식당에서 "잘 먹겠습니다"라는 말을 해버린 것이다. 심지어 여성은 긴장한 탓에 쩝쩝 소리까지 크게 내고 말았다.
결국 이날 식사 비용을 결제한 사람은 남자친구의 어머님이었다. 남자친구는 이 사건으로 여성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여성은 "이 모든 게 정말 상처다. 그래서 남자친구랑 남자친구 부모님께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라며 "'잘 먹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게 정말로 잘못된 거냐. 저는 절대 나쁘지 않고 오히려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