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면 얼굴 붉어지는 여성, 우울증·극단적 선택 위험 높다”

2023-06-22 10:23

서울시보라매병원 박형준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
“안면 홍조가 있는 여성이 없는 여성의 2배 이상 위험”

얼굴이 붉어진 여성, 자료사진 / Kmpzzz-shutterstock.com
얼굴이 붉어진 여성, 자료사진 / Kmpzzz-shutterstock.com

술을 마신 뒤 얼굴이 붉어지는 여성이 우울증이나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은 지난 6월 서울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박형준 교수팀이 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여성(20~65세) 1750명을 대상으로 음주 뒤 안면 홍조 유무에 따른 우울감·극단적 선택 위험 등을 분석한 결과 이와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음주 여성 3명 중 1명꼴로 안면 홍조 증상이 나타났다. 또 음주 뒤 안면 홍조가 없는 여성의 48%, 안면 홍조가 있는 여성의 56.1%가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음주 뒤 안면 홍조가 있는 여성의 극단적 선택 위험률은 6.6%로 안면 홍조가 없는 여성(3%)의 두 배 이상이었다. 음주 뒤 안면 홍조가 있는 여성이 우울감을 보일 위험은 없는 여성의 1.3배로 확인됐다.

맥주 자료사진 / Yeongsik Im-shutterstock.com
맥주 자료사진 / Yeongsik Im-shutterstock.com

박형준 교수팀은 "술을 마신 후 안면 홍조가 있는 여성의 경우 우울감과 극단적 선택 위험률이 증가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면서 "특히 극단적 선택 위험은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안면 홍조를 보일 때 우울감이나 극단적 선택 위험률이 커지는 이유는 음주 후 숙취 물질로 알려진 아세트알데하이드(ALDH2) 분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술을 마신 뒤 얼굴이 붉어지는 이유는 ALDH2 효소가 결핍됐기 때문인데 분해되지 않고 체내에 쌓인 ALDH2는 행동 및 감정에 관여하는 도파민,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는 신경 독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구하나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