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블럼 느낌?” 고라니 사체를 자동차 범퍼에 달고 다니는 운전자 '갑론을박'

2023-06-21 10:12

대낮 주차장·도로변에 당당히 '전시'?
누리꾼 “다른 고라니들한테 선전포고?”

'로드킬' 사고를 당한 새끼 고라니 사체를 대낮에 버젓이 차량 범퍼에 달고 다닌 운전자가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을 낳고 있다. 누리꾼들의 관심은 운전자의 고의성 여부에 초점이 맞춰 있다.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아카라이브에 이런 제보 글이 게시됐다. 글쓴이 A씨는 지인들과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단톡방)에서 올라온 대화 내용과 사진을 공개했다.

이하 차량 앞 범퍼에 끼인 고라니 사체 / 이하 아카라이브
이하 차량 앞 범퍼에 끼인 고라니 사체 / 이하 아카라이브

한 단톡방 멤버가 찍어 올린 사진을 보면 지하 주차장에 세워진 검은색 승용차 앞 범퍼에 새끼 고라니 사체가 걸려 있다. 사망한 지 오래되지 않았는지 고라니는 주차장 바닥에 기다란 막대 형태의 혈흔 자국을 그리고 있다. 충돌 여파로 차량 번호판은 날아간 상태다.

또 다른 사진에서 해당 차량은 장소를 옮겨 아파트 단지 외부 도로변에 주차돼 있는데 역시 같은 위치에 고라니 사체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핏자국이 없는 것으로 미뤄 시간 배열상 뒤쪽으로 보인다.

고라니가 앞 범퍼에 끼였다는 점에서 운전자는 도로에서 속도를 내다 고라니와 정면충돌한 것으로 짐작된다.

통상 로드킬을 당한 야생 동물은 차량 인근에 쓰러져 있지만, 이 새끼 고라니는 크기가 작아 차량 앞 범퍼에 끼여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보기에도 끔찍한 장면에 단톡방 멤버들은 "운전하면서 충격 안 느껴졌나", "사체 썩으면 냄새가 장난 아닐 텐데"라며 인상을 찌푸렸다. "운전자가 고라니 사체를 훈장처럼 생각하는가 보다"며 사체를 즉각 처리하지 않은 운전자의 의도를 의심하는 눈초리도 있었다.

해당 글은 에펨코리아 등 다른 커뮤니티에 공유됐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낮에도 저러고 다닌 거 보면 무슨 생각인지", "(앞차가) 룸미러로 보고 화들짝 놀라겠네", "썩으면 더 꺼내기 힘든데", "주행 중에 자연스럽게 빠지는 걸 기대한 듯", "앰블럼 같은 느낌으로 다니나 보네", "다른 고라니들한테 선전포고하는걸 수도" 등 운전자의 여유 있는(?) 대처를 문제 삼는 반응을 쏟아냈다.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로드킬 당한 고라니가 차량에 탑재되는 현상은 드물게 발생한다. 2021년 7월에도 유사한 사례가 보고됐다. 다만 이때는 차주가 온라인에 사연을 띄워 적극적으로 사체 처리 방안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다.

로드킬 사고로 동물이 다쳤다면 정부가 지정한 지역별 야생동물 구조관리센터에 연락해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사고로 동물이 죽으면 관련 기관에 연락해 사체 처리 등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났다면 도로교통공사에, 그 외 일반 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다산콜센터나 환경부로 연락해 사고 위치를 전하고 사체 처리에 대한 도움을 구해야 한다.

만일 도로가 아닌 아파트 단지 안이나 주차장 등의 사유지에서 로드킬 사고가 나면 차주가 직접 종량제 봉투에 사체를 담아 버리는 것이 원칙이다. 지방자치단체는 도로교통법상 도로로 정의되는 곳에서 발생하는 로드킬 사고만 관할하기 때문이다.

지리산 도로에서 로드킬 당한 삵 / 뉴스1
지리산 도로에서 로드킬 당한 삵 / 뉴스1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