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에서 여름 시장은 피 튀기는 '전쟁터'다.
국내 4대 대형 배급사인 CJ ENM,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NEW는 텐트폴(tent pole, 거대 자본을 투입해 매우 큰 규모로 만든 영화)을 여름에 작정하고 선보인다. 지난해엔 '외계+인' 1부, '비상선언', '한산: 용의 출현', '헌트'의 치열한 4파전이 펼쳐졌고 '한산'과 '헌트'가 마지막에 웃었다. 올여름 스크린을 습격해 관객의 마음을 훔칠 블록버스터들을 살펴봤다. 4파전이 될지 5파전이 될지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다.
밀수가장 처음 포문을 여는 영화 '밀수'는 다음 달 26일로 개봉일이 확정됐다. 영화 '모가디슈' 이후 2년 만에 류승완 감독이 내놓은 신작이다.
영화 '밀수'는 1970년대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범죄 활극이다. 김혜수와 염정아가 각각 주인공을 맡아 밀수판에 뛰어든 해녀 조춘자와 엄진숙을 연기한다. 조인성은 악독한 밀수왕 권상사로 분해 그 어느 때보다 표독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이 눈길을 끈다.
더 문
오는 8월 2일 개봉될 영화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황선우(도경수)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장재국(설경구)의 사투를 그린다.
'신과 함께' 시리즈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의 첫 우주 프로젝트다. 설경구, 김희애 등 막강한 연기파 배우 캐스팅이 더해져 이목이 쏠렸다. 제작비는 280억이 투입됐다. 특히 영화 '더 문'은 한국 영화계에서는 시도가 드문 우주 배경 영화라는 점에서 더욱더 관심받고 있다.
비공식작전
영화 '더 문'과 같은 날 뚜껑을 열어 경쟁하는 영화 '비공식작전'은 1987년을 배경으로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간 외교관 민준(하정우)과 현지 택시기사로 민준을 돕는 판수(주지훈)의 이야기다. 두 배우는 이미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에서 호흡을 맞췄다.
당초 영화 제목은 '피랍'이었지만, 최종 단계에서 현 제목으로 이름을 바꾸고 개봉을 확정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오는 8월 개봉 예정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인기 웹툰 '유쾌한 왕따' 2부 '유쾌한 이웃'을 각색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D.P.' 등을 제작한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의 신작으로 영화 '가려진 시간'의 엄태화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해당 작품은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이 캐스팅됐다.
특히 20일 첫 공개된 스틸컷에서 아파트 주민들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고통도 마다하지 않는 주민 대표 영탁(이병헌)의 모습은 수식이 필요 없는 배우 이병헌의 카리스마가 더해져 좌중을 압도하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보호자
오는 8월 15일 개봉되는 영화 '보호자'는 배우 정우성의 감독 데뷔작이다. 국내 4대 대형 배급사 작품은 아니지만 정우성이 연출을 맡아 주목받는다. 10년 만에 출소해 범죄 조직을 떠나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주인공 수혁(정우성)이 딸이 킬러에게 사로잡히자, 벌이는 복수극을 담았다. 정우성 외에 김남길, 김준한, 박성웅이 함께한다.
해당 작품으로 정우성은 지난해 11월 13일 제42회 하와이 국제영화제에서 ‘할레쿨라니 커리어 공로상’을 받았다. 정우성은 “한국 문화의 빛나는 순간을 대표할 영화를 만들고 좋은 연기를 선보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