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 형사항소5부(재판장 김진선)가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8)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에서처럼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고 뉴스1이 이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5월 충남 아산시의 한 공원에서 “동네 오빠 B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하고 며칠 뒤 경찰서에 출석해 B씨에게 강간당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2020년부터 B씨와 알고 지내온 A씨가 교통사고 합의금과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B씨를 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형사 합의금을 노리고 B씨에게 죄를 씌운 것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성폭행을 당했다고 무고한 날 오전 1시 30분쯤 자신의 집에서 B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등학생 때 알게 된 두 사람은 2020년 1월 다시 만난 뒤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무고 상습범이다. 동종 범행으로 실형을 선고받아 약 5개월간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2011년부터 총 네 차례나 성폭력범죄를 당했다고 고소하거나 신고해 합의금을 받거나 처벌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뉴스1은 보도했다.
1심 재판부는 무고로 인해 B씨가 처벌을 받을 뻔했다면서 A씨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자 A씨는 먼저 합의금을 요구하지도 않았다면서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고 수사에 대응하고자 별도로 변호인을 선임하는 등 이 사건으로 피무고자가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도 범행을 부인하며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동종범죄로 실형을 선고받거나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다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형 선고를 통한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일축하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무고란 수사기관에 피해 사실을 거짓으로 신고하는 범죄를 뜻한다. 허위 고소, 제3자의 허위 고발도 무고죄 대상이다.
한국 법은 성폭력 무고죄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무고죄에서 일률적으로 다룬다. 성범죄 처벌 수위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만큼 성범죄 무고죄를 보다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국가보안법 무고죄처럼 성범죄 무고죄에도 반좌율의 적용을 비롯해 처벌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까지 있다. 반좌율이란 무고한 자가 씌운 죄에 해당하는 처벌을 내리는 것을 뜻한다. 이를테면 무고당한 사람이 징역 5년을 선고받을 뻔했다면 무고한 사람에게도 징역 5년을 선고해야 한다는 것이 반좌율이다.
한국 역사에서도 반좌율은 흔하게 찾을 수 있다. 조선은 형법 격인 대명률(大明律)에 따라 무고당한 사람이 사형을 당할 경우 무고한 사람을 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