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외벽을 오르다 72층에서 체포된 남성은 영국인 고층빌딩 등반가 조지 킹-톰프슨(24)으로 밝혀졌다. 그는 롯데월드타워에서 베이스점핑을 하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2일자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킹-톰프슨은 이날 오전 5시쯤부터 롯데월드타워 외벽을 낙하산 장비를 멘 채 맨손으로 올랐다.
그는 오전 7시50분쯤 보안요원에 의해 발견됐다. 보안요원은 "외국인이 속옷만 입고 타워 외벽을 올라가고 있다"며 경찰과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당국은 오전 8시3분쯤 에어매트를 설치하고 킹-톰프슨 구조에 나섰다. 구조대원들이 도착한 뒤에도 등반을 계속한 킹-톰프슨은 오전 8시 47분쯤 72층에 도착했다. 롯데월드타워는 123층짜리(555m)다. 72층은 309m 높이다.
롯데물산과 소방당국이 BMU(Building Management Utility: 건물 외벽 유지·관리 장비)를 내려보내 8시 52분쯤 72층 높이에서 킹-톰프슨을 태웠다.
73층 배연 설비를 통해 건물 내부로 들어가 대기 중이던 경찰이 건조물침입 혐의로 킹-톰프슨을 체포했다. 체포 당시 킹-톰프슨은 탈진 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킹-톰프슨은 빌딩 꼭대기나 절벽에서 낙하산으로 활강하는 '베이스 점핑'을 하려고 3일 전 입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킹-톰프슨은 경찰에서 "롯데월드타워에 올라 비행하는 게 오랜 꿈이었고 6개월 전부터 계획했다. 사흘 전 입국해 하루는 모텔에 투숙했고 이틀은 노숙했다"고 진술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킹-톰프슨은 2019년 영국 런던에 있는 72층짜리 빌딩 '더 샤드(The Shard)'를 맨손으로 오르다 붙잡힌 적이 있다. 당시 그의 법률대리인은 "킹-톰프슨이 영국의 다른 건물에 오르지 않을 것이다. 그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 매우 후회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킹-톰프슨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월드타워에 오르려던 사람은 킹-톰프슨뿐만이 아니다. 2018년 프랑스 출신 암벽등반가 알랭 로베르(61)가 무단 등반하다가 체포됐다. 당시 그는 75층까지 등반하다 붙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