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살해범 정유정의 신상을 공개한 이유에 이목이 쏠렸다.

1일 오후 부산경찰청은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20대 여성 살인 사건 피의자의 얼굴과 이름, 나이 등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피의자는 1999년생인 23세 여성 정유정이다.
부산경찰청은 "범죄의 중대성과 잔인성이 인정되고, 유사 범행에 대한 예방효과 등 공공이익을 위한 필요에 따라 공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에서 신상 공개가 된 것은 지난 2015년 10월 5일 부산진경찰서가 실탄사격장 총기 탈취 피의자 신상을 공개한 이후 8년 만이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정 씨는 인터넷과 방송 범죄 수사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아 살인에 대한 충동이 생겨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실제로 살인해 보고 싶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 씨는 지난 26일 오후 5시 30분쯤 부산 금정구에 있는 피해자 A씨(20대·여) 집에서 그를 흉기로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정 씨와 피해자는 일면식도 없었던 사이로, 정 씨는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자신을 학생으로 속여 피해자 집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 씨는 범행 이튿날인 27일 새벽, A씨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택시를 타고 경남 양산 낙동강 변 풀숲으로 이동해 유기했다. 이 모습을 수상히 여긴 택시 기사가 경찰에 신고했고, 같은 날 한 병원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던 정 씨는 경찰이 확보한 증거와 가족들의 설득 끝에 계획범죄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 씨가 고교 졸업 후 별다른 직업 없이 외부 활동도 잘 하지 않았다"며 "정신병 치료 이력은 없지만, 사이코패스 성향에 대한 검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경찰은 범죄의 중대성과 공공의 이익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신상 공개를 결정한 만큼 오는 2일 오전 정 씨 검찰 송치 과정도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