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길동은 ‘아기공룡 둘리’의 주요 등장인물이다. 중견기업의 만년 과장인 그는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산다. 3세 연하 아내인 박정자와의 사이에서 아들 철수, 딸 영희를 둔 40대 아저씨다.
작품에서 고길동은 둘리를 못살게 구는 심술쟁이 아저씨로 묘사된다. 하지만 근래에 와선 ‘고길동이야말로 보기 드문 대인배’라는 말을 듣는다.
그도 그럴 게 고길동은 희동이를 포함해 조카 둘을 데리고 산다. 그것도 부족해 동물인 둘리(공룡), 또치(타조), 깐따삐야 별에서 온 외계인 도우너를 입양 자녀로 두고 있다. 도봉구는 2007년 둘리에게 명예 호적등본을 발급한 적이 있는데, 이 호적등본에 둘리, 도우너, 또치가 고길동의 입양 자녀라고 적혀 있다.
호적등본에 적힌 가상 주소는 '서울특별시 도봉구 쌍문동 2번지의 2'. 고길동은 이 주소에 2층짜리 단독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실제로 쌍문동엔 단독 주택이 많다. 다만 고길동 집처럼 큰 주택은 찾기 어렵다. 대문 크기 등으로 미뤄 고길동 주택의 규모는 대지면적 약 200평(약 661㎡)에 이르고 건축면적은 약 80평(약 264㎡)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이 집의 현재 가치는 얼마나 될까. ‘아기공룡 둘리’는 1988년 TV용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공개됐다. 그로부터 35년이 흐른 만큼 고길동 주택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면 전형적인 ‘구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워낙 대지면적이 넓은 만큼 가치는 낮지 않다.
쌍문동에 있는 대지면적 약 38평(126㎡)짜리 단독주택이 현재 5억8000만원에, 56평(187㎡)짜리 단독주택은 13억원에 매물로 올라와 있다. 지난 3월 쌍문동에 있는 대지면적 약 54평(약 178㎡)짜리 다가구 건물이 4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고길동 주택은 최소 2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고길동이 알부자란 말을 듣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