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당하는 채용 절차 속 위법 사항… 싹 다 신고하세요 (+과태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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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신고해야 하는 채용공고
빈번한 채용절차법 위반 사례
취업문 앞에만 서면 을(乙)이 되는 구직자들. 마음이 급하다고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아무 회사나 들어갔다간 다시 구직자 신세가 되기 일쑤다. 고용주라는 이름으로 남의 인생에 주인이라도 된 양 무분별한 요구를 하는 곳이라면 일찌감치 고개를 돌려야 한다. 그간 으레 입사 절차려니 하고 시키는 족족 서류를 준비해 갖다 바치고,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 여기며 눈 딱 감고 넘어갔던 채용 과정 속 '불법'을 짚는다. 혹시 아래 내용 중 하나라도 해당 사항이 있다면, 채용절차법(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이니 관할 지방고용노동지청이나 고용노동부에 신고하고 어서 도망치길 바란다.

1. "채용 과정에서 직무와 무관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네요" → 채용절차법 제4조의 3 위반!
"고향이 어디예요?", "키랑 몸무게는?", "아버지는 무슨 일 하세요?" 모두 채용 과정에서 더는 나와선 안 되는 물음이다.
2020년부터 시행된 채용절차법에 따르면 구인자(사업주)는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구직자의 정보를 기초심사자료(이력서·자기소개서 등)에 기재하도록 요구하거나 입증자료로 수집해서는 안 된다.
과거엔 키나 체중 등 신체 조건을 기재하는 칸이 기본 이력서 양식에 포함되기도 했는데,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다면 이런 용모에 관한 정보를 이제는 요구할 수 없다.
또 구직자의 출신 지역, 혼인 여부, 재산 등 개인적인 부분이나 가족 관련 인적 사항(학력·직업·재산)을 물어서도 안 된다.
위 사항을 포함 종교나 출신학교 임신 여부, 병력 등을 문제 삼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취업 기회를 제공하지 않으면 신고 대상이 된다.
2. "입사 지원을 했는데 채용 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겠어요" → 채용절차법 제8조 위반!
온라인 채용 사이트 등을 통해 서류 지원을 한 뒤 한참 동안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애가 탄 경험을 했다면 이 조항에 주목해야 한다.
이미 일부 합격자에게 전화가 돌아 면접까지 끝났다는 사실을 모른 채 목 빠지게 발표 날만 기다렸다면, 이것도 신고 대상이다.
채용절차법 제8조에 따르면 구인자는 구직자에게 채용 일정이나 과정을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만일 채용 심사가 지연되거나 일부 변동될 경우 지원자에게 고지해야 한다.
또 채용 과정에서 떨어진 지원자에게도 불합격 여부를 반드시 전해야 한다. 같은 법 10조에는 채용 대상자를 확정한 경우엔 지체 없이 구직자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고지 방법은 홈페이지 게시, 휴대전화 문자 전송, 전자우편, 팩스, 전화 등 모두 가능하다.
3. "서류 합격하고 면접을 보러 갔는데 갑자기 채용 공고와 다른 연봉을 제시합니다" → 제4조 2·3항 위반!
'동종업계 대비 높은 연봉', '신입 대졸 기준 초봉 0000만 원~'
채용 공고엔 높은 연봉을 준다고 기재해 놓고 갑자기 딴소리한다면? 이 역시 곧장 신고할 수 있다. 이건 이미 채용돼 일하는 상태에도 해당한다.
채용절차법 제4조(거짓 채용 광고 등의 금지)의 2·3항에선 구인자가 채용 광고에서 제시한 근로 조건을 정당한 사유 없이 구직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면접 당일 인사 담당자가 채용 공고에 명시한 연봉과는 전혀 다른 금액을 제시하거나 합격이 확정된 상태에서 갑자기 연봉 조정이 필요하다고 하면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동종업계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경력직' 채용에 지원해 입사했는데, 막상 합격하고 나니 신입 수준의 대우(처우)로 근로 조건을 하향한다면 이것 역시 법 위반에 해당한다.
4. "채용할 때 MBTI를 물어보는 회사, 이건 문제없나요?" → 법 위반 X
채용 과정에서 성격유형 지표 중 하나인 MBTI를 묻는 회사가 최근 크게 늘었다. 채용 정보 사이트에 올라온 여러 공고 중 은행, 언론사, 일부 대기업 등 너나 할 것 없이 입사 지원 단계에서 MBTI 결과를 요구하고 있었다.
왜 이 결과를 첨부하게끔 하는지 그 활용 목적은 따로 밝히지 않지만, 아마도 지원자 성격을 파악하는 용도로 쓰는 모양이다.
누군가는 자신의 MBTI 정보를 제공하는 걸 크게 개의치 않을 수 있지만, 사실상 MBTI가 채용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면 썩 달갑지 않은 요구일 수도 있다.
실제로 이런 개인 정보를 채용 시험에서 요구하는 게 적절한지를 두고 말들이 오가기도 했다. 다수가 온라인에 무료로 배포된 MBTI 검사 도구를 통해 그 값을 얻은 탓에 전문성(신뢰성)을 띤 결과로 보기도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MBTI를 '불필요한 개인정보'로 보기엔 애매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채용절차법 안엔 '직무와 관련 없는 개인 정보를 요구·수집해선 안 된다'는 금지 조항이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개인정보는 신체조건, 출신지, 재산, 가족의 개인 정보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측은 지난해 뉴스1을 통해 "법에는 채용 절차 시 직무와 관련하지 않는 정보를 수집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MBTI는 성격에 관한 것인데 이는 법에서 금지하는 항목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는 전부 채용절차법 위반에 해당한다. 이를 위반한 구인자(사업주 등)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할 수 있다.
과태료 부과 대상은 △제4조 제2항 또는 제3항을 위반하여 채용 광고의 내용 또는 근로조건을 변경한 구인자 △제4조의3을 위반하여 그 직무의 수행에 필요하지 아니한 개인정보를 기초심사자료에 기재하도록 요구하거나 입증자료로 수집한 구인자 등이다.
만일 구인자가 채용 과정에서 구직자의 아이디어를 수집해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사업장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거짓의 채용 광고를 냈다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3월까지 채용절차법 위반으로 과태료 등이 부과된 사례는 총 195건이다.
2021년 39건이던 것이 지난해 93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단 3개월 만에 63건을 기록했다.
전체 위반 유형 중 '직무와 무관한 부적절한 개인정보를 요구' 건이 총 141건(전체 약 72%)으로 가장 많았고, 채용 공고 속 정보와 실제 근무조건이 현저히 다른 '거짓 채용 광고' 위반 사례도 23건(약 11%)이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