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반려동물을 파양하고 싶다는 문의가 종종 올라온다. 결혼부터 이사, 유학까지 이유도 다양하다. 하지만 편견 탓에 파양된 동물들을 맡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런 가운데 파양된 강아지를 적지 않은 돈까지 주고 입양했는데 원 보호자(전 주인)의 과도한 간섭으로 반환을 고민한다는 사연이 화제다.
과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됐던 '몰티즈 70만원 주고 입양한 후기'라는 글이 최근 에펨코리아 등 다수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있다.
서울에 사는 글쓴이 A씨는 분양 받은 지 2개월 된 몰티즈를 털 알레르기로 파양한다는 인터넷 글을 보고 소재지인 목포로 차를 몰았다. '펫숍'을 통한 3각 거래가 아닌, 파양자와 입양 보호자 간 직거래였다.
견주인 여성 B씨는 A씨에게 강아지를 데려가는 대신 분양비 50만원과 책임비 20만원을 요구했다. 책임비란 6개월 후 강아지가 다른 곳에 팔려 가지 않고 잘 지내고 있으면 돌려주는 일종의 보증금 성격이었다.
그렇게 몰티즈 한 마디를 입양해 새 식구로 맞은 기쁨도 잠시. A씨는 전 주인의 '전지적 참견'에 시달려야 했다. B씨는 카카오톡으로 아래의 '십계명'을 발송했다.
1. 일주일에 최소 한 번은 강아지가 산책하는 모습을 비디오로 찍어 보내라.
2. 사료 바꾸기 전에 무슨 사료인지 보여달라.
3. 일주일에 한 번씩 강아지 목욕시키는 걸 비디오로 찍어 보내라.
4. 한 달에 한 번 강아지를 유전병 예방 정기 검진받게 하고 결과서를 보내라.
5. 이사하면 강아지가 살기 편한 곳인지 확인하기 위해 집 사진을 보내고 마당 유무를 알려달라.
6. 아기가 있으면 강아지가 스트레스받을 수 있다. 강아지가 집에 1년 정도 적응한 후 아기 키워라.
7. 영양제는 오메가3, 유산균, 관절 영양제, 종합비타민제, 항산화제를 먹이면 된다. 영양제 사진을 한 달에 한 번씩 뚜껑 열어 찍어 보내라.
8. 산책만이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활동을 시켜주라. 스포츠 훈련 수강도 필수다.
이 정도면 가히 강아지 양육 '수렴청정' 수준인데, 십계명 9조는 더욱더 가관이다.
6개월에 한 번씩 강아지가 잘살고 있는지 확인차 입양 보호자 집을 방문하겠다는 것. 건강 상태, 집 여건, 사료, 영양제를 체크할 거라고 했다.
마지막 10조는 강아지가 병사 또는 사고사하게 되면 아무 데나 묻지 말고 애견 장례식장에서 마지막 가는 길을 보내주라고 주문했다.

A씨는 "간간이 강아지 근황 정도는 사진 첨부해 보내 드릴 수 있으나 이상과 같은 요구는 과하다고 생각된다"며 "파양하셨으면 강아지와의 연은 끝인데, 6개월마다 제 집을 방문하신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이어 "마음에 안 드시면 다시 강아지 데려다 드릴 테니 제가 지불한 돈 반환해 달라"고 했다.
그러자 B씨는 "다 뽀삐 잘되라고 걱정되는 마음에 그런 거다"면서 "환불 원하시면 저희가 파양하면서 애견용품 다 처분했는데 재구입 비용 부담하실 수 있냐"고 물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강아지가 집도 아니고 보증금까지 있나", "개장수냐", "재택 방문 때 경비까지 달라고 하진 않겠네", "파양하면서 책임감 운운 대단하네" 등 B씨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