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제니 가방'으로 라이브 쇼핑방송까지 진행한 아모레퍼시픽

2023-04-28 11:20

중국산 짝퉁 화장품으로 곤욕 치르면서 짝퉁 가방으로…

아모레퍼시픽이 라네즈 판촉에 활용한 가방.
아모레퍼시픽이 라네즈 판촉에 활용한 가방.

아모레퍼시픽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방의 짝퉁을 판매 마케팅에 활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아모레 공식 쇼핑물과 올리브영 등 여러 인터넷 쇼핑몰에서 라네즈의 ‘워터뱅크 블루히알루로닉크림’을 구매하면 엠보백을 증정하는 판촉을 벌였다. ‘워터뱅크 엠보백’이란 이름의 해당 가방은 ‘제니 백’으로 유명한 코스(COS) 퀼티드백을 사실상 카피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카피 가방을 내걸고 쇼핑 라이브 방송을 공식 쇼핑물에서 진행하기까지 했다.

코스 퀼티드백 / 코스 홈페이지
코스 퀼티드백 / 코스 홈페이지

코스 퀼티드백은 제니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가방이다. 제니는 코스 퀼티드백 마니아다. 해외 일정을 소화할 때마다 들고 다니는 모습이 포착됐을 정도다. 제니 덕분에 코스 퀼트드백은 '제니 보부상 가방' '제니 퀼팅백' 등으로 불리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재고 부족 사태까지 발생한 적도 있다.

제니가 코스 퀼티드백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 이하 제니 사진=제니 인스타그램 계정
제니가 코스 퀼티드백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 이하 제니 사진=제니 인스타그램 계정

코스는 미니 사이즈로도 퀼티드백을 출시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소비자들에게 증정용으로 주는 ‘워터뱅크 엠보백’은 미니 사이즈 퀼티드백을 카피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똑같이 생겼다. 코스 제품의 재질이 ‘워터뱅크 엠보백’보다 맨질맨질하게 보인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현재 번개장터 등 중고마켓에선 아모레퍼시픽이 뿌린 가방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코스 퀼티드백이 인기를 끄는 까닭에 벌어지는 일이란 말이 나온다.

라네즈는 위키트리에 "판촉으로 제공한 엠보백은 워터뱅크 제품의 컬러와 산뜻한 사용감의 소재, 둥근 사각형의 패키지 형태를 엠보 형태로 구성했다"라면서 "특정 브랜드 제품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누리꾼들 반응은 라네즈 주장과 다른 듯하다. 위키트리 페이스북엔 "너무 똑같아서 보고 놀랐다. 저래도 되는 건가" "증정품 받으려고 화장품 산 사람들 화나겠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번개장터에 올라와 있는 짝퉁 가방 매물 / 번개장터
번개장터에 올라와 있는 짝퉁 가방 매물 / 번개장터

부정경쟁방지법은 타인이 제작한 상품의 형태를 모방한 상품을 양도·대여, 전시, 수입·수출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 중 하나로 규정해 금지하고 있다. 권리 등록을 받았는지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등을 따지지 않고 상품 형태 자체를 모방하기만 해도 부정경쟁행위가 성립한다. 코스 퀼티드백의 경우 흔한 형태의 가방이 아닌 까닭에 부정경쟁방지법 보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중국산 위조 화장품으로 곤욕을 치르는 아모레퍼시픽이 짝퉁 가방을 동원해 마케팅을 벌이는 게 아이러니하다는 말이 나온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