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자” 2030 영끌족이 돌아왔다…저점매수 타임 맞나?

2023-04-11 14:31

지방 미분양발 자금조달난 시장 위기감 증폭
전문가 “집값 더 빠질 수도...영끌족 신중해야”

올해 2월 2030세대의 전국 아파트 매입 비중은 32%로 30%를 다시 넘어섰다.

30%를 넘긴 것은 2년 만이다.

젊은이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또다시 생애 첫 매수에 앞다퉈 나서는 모습이다.

최저 연 3%대 금리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없는 '특례보금자리론'의 등장으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대출 상품이다. / 이하 뉴스1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대출 상품이다. / 이하 뉴스1

특례보금자리론은 최저 3.25% 금리로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실제 지난 3월 은행 전체 가계대출은 줄었지만 특례보금자리론을 중심으로 한 주택담보대출은 전월 대비 2조3000억원 늘어났다.

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고정금리로 최대 50년간 대출이 되는 특례보금자리론에 생애 첫 취득세 감면,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까지 정부 혜택 3종 세트를 두고 "안 받으면 손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 주무부처인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액은 25조6000억원으로 연간 공급액의 65%가 찼다.

지난 3월 전국 중소형(전용면적 60㎡~85㎡) 아파트 값은 지난해 동월 대비 8.58% 하락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사진은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단지 모습.
지난 3월 전국 중소형(전용면적 60㎡~85㎡) 아파트 값은 지난해 동월 대비 8.58% 하락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사진은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단지 모습.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번 집값 상승기를 겪었던 젊은이들 사이에 '이번 만큼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다. 지금이 저점이라고 판단해 호조건의 대출을 이용, 생애 첫 매수에 서둘러 나서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아파트 가격은 연일 하락 기조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특히 대형 평형보다는 2030세대가 선호하는 중소형 평형 아파트값 하락세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11일 KB부동산 월간 아파트 전용면적별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중소형(전용면적 60㎡~85㎡) 아파트 값은 지난해 3월과 비교해 8.58% 하락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어 85㎡~102㎡ '중형'(91.679)이 두 번째로 하락 폭이 컸으며 전년 동기 대비 집값은 8.36% 하락했다.

앞으로 집값의 하방을 초래할 만한 요소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지방을 중심으로 한 미분양 리스크가 주요 경계 대상이다.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총 7만 5438가구 중 지방 미분양은 6만2897가구(83.4%)에 달했다.

지난해부터 경북 포항지역 미분양 아파트가 크게 늘고 있다. 사진은 포항지역 아파트 단지 전경 모습.
지난해부터 경북 포항지역 미분양 아파트가 크게 늘고 있다. 사진은 포항지역 아파트 단지 전경 모습.

이중 대구경북 지역 상황이 심상치 않다.

대구 미분양은 1만3987가구로 가장 많다. 이어 경북(9074가구)과 충남(8456가구), 경남(4627가구)등의 순이다.

미분양으로 인한 파급은 부동산 건설시장의 돈줄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으로 옮겨붙고 있다.

전국적으로 금융권 등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부동산시장에 투자한 규모는 130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가운데 10%인 13조 정도가 미분양 등으로 수급이 원활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목된 곳이 새마을금고다.

시장의 큰 손으로 알려진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대출(출자)규모는 56조원대로 집계되고 있다.

부동산 건설 투자 자금의 큰 손인 새마을금고의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시장 불안을 부르고 있다.
부동산 건설 투자 자금의 큰 손인 새마을금고의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시장 불안을 부르고 있다.

그런데 이곳의 연체 대출이 지난 1월 기준 5조원을 넘어서면서 연체율이 무려 9%대로 치솟았다.

이렇게 된 데는 최근 재고와 공급 예정 물량이 크게 증가하는 대구 등 일부 위험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증가하고 주택가격 하락 폭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위기 상황은 현재 진행형이다. 새마을금고뿐 아니라 다른 금융권도 영향권에 있다. 이에 대한 시장 대응력을 지켜보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며 "시기적으로 주택 대출을 통해 내집 마련에 나서는 것은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home 정병수 기자 jbs728@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