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대가 유독 호소하는 '이 증세'…식곤증보다 훨씬 심각할 수도 있다

2023-04-08 00:05

식곤증, 춘곤증과 유사한 증상 보이지만 다른 혈당 스파이크
발병 초기 식습관 개선만으로도 큰 개선 효과 기대할 수 있어

나른한 봄철, 오후 두세 시쯤이면 빼먹지 않고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춘곤증과 식곤증이다. 봄이면 많은 사람이 겪는 증상이다. 간단한 체조 등으로 쉽게 물리칠 수 있는 증상이기도 하다. 문제는 춘곤증이나 식곤증으로 여기고 무심코 넘겼다가 큰일이 나는 병도 있다는 점이다. 최근 20대에게 유독 많이 나타난다는 '혈당 스파이크'가 바로 그것이다. 당뇨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혈당 스파이크는 춘곤증, 식곤증과 무엇이 다를까. 또 구체적인 증세는 뭘까.

이하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CrizzyStudio-shutterstock.com
이하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CrizzyStudio-shutterstock.com

식사 후 졸음이 쏟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혈액이 소화를 위해 위장으로 몰리며 뇌로 가는 혈액이 줄기 때문. 특히 과식하면 식곤증을 겪기 쉽다. 많이 먹을수록 위장으로 가는 혈액량이 많아져 뇌에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식곤증을 예방하려면 자극적인 음식보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피로 해소에 좋은 채소나 과일을 먹는 것이 좋다. 특히 아침을 잘 거르는 직장인이나 학생이라면 아침 식사를 꼭 챙겨 먹어 점심에 과식을 피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밥을 먹은 뒤 남들보다 피로감이 훨씬 심해 일상생활까지 어려울 정도라면 '혈당 스파이크'를 의심해봐야 한다. 혈당 스파이크란 식사 후 혈당이 급격하게 치솟았다가 내려가는 이상 현상을 뜻한다.

스물 네 살에 당뇨병에 걸린 여성의 몸 상태를 소개하는 글이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았다.

juliaap-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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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병은 초기 당뇨. 그는 하루에 콜라 500㎖ 2병은 기본으로 마셨으며 빵과 떡볶이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을 하루에 한 번은 꼭 먹었다.

처음 당뇨 판정을 받았을 때 그의 공복 혈당은 129, 몸무게는 59㎏이었다. 하지만 콜라와 탄수화물을 줄이고 식사 전 당질 저감 효과를 위해 식초 한 스푼을 먹는 노력을 거치며 두 달 만에 놀라운 효과를 봤다. 혈당이 평균 30 정도 떨어지고 다이어트를 따로 하지 않았는데도 체중이 9㎏ 이나 감소한 것이다.

여성이 당뇨 판정 전 호소한 증상은 당뇨인들이 흔히 보이는 혈당 스파이크 증상과 동일했다. 그는 식사 후 늘 피로와 졸음 증상을 호소했으며 부기도 상상 이상으로 심각했다. 특히 체중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Stokkete-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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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스파이크는 공복 상태에서 특정 음식을 먹었을 때 잘 일어난다. 이런 상황에서는 혈당도 급상승하기 쉽다. 이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과다 분비해 혈당이 다시 내려가면 저혈당이 돼 극심한 졸음과 피로감이 몰려온다. 혈당 스파이크가 반복되면 당뇨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 때문에 초반 혈당 스파이크 증상을 잘 관리해 정상 혈당으로 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당뇨병의 가장 흔한 증상은 잦은 목마름, 습관적인 화장실 방문, 음식을 자꾸 찾는 것이다.

자주 목이 마른 이유는 혈당이 과도하게 높아지며 혈액이 끈끈해지기 때문이다. 끈끈한 피를 묽게 하기 위해 수분이 많이 사용된다. 소변 양이 많아지는 이유는 혈당이 갑자기 치솟으며 몸으로 마저 흡수하지 못한 당분이 소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이다. 이는 탈수를 유발하기도 한다.

그럼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Ground Picture-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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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밀가루, 설탕 등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한다. 대신 현미, 보리 등 덜 정제된 탄수화물 위주로 먹는 게 도움이 된다. 또 식이섬유나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먹는 것도 소화와 흡수를 늦춰 혈당이 급격하게 치솟는 것을 예방한다.

Martinesku-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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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연구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도 당뇨병을 막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중해 식단은 제철 과일과 채소, 올리브유, 지방, 생선 및 가금류로 이뤄진 식단이다. 다만 붉은 고기는 자제해야 한다.

nerudol-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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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또한 당뇨병의 위험을 줄여줄 수 있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 로테르담 의료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하루 2잔의 커피는 제 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을 4~6% 낮춰준다. 특히 에스프레소 커피 또는 여과 커피는 당뇨병에 걸릴 위험을 훨씬 더 많이 낮춰준다.

전문가에 따르면 성인의 커피 섭취 적정량은 하루 3~5잔(최대 400㎎의 카페인)이다. 임산부의 카페인 하루 섭취량은 200㎎이다. 다만 뭐든 과한 것은 독이 된다.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면 호르몬 분비 체계와 중추 신경이 자극돼 호르몬이 불균형해진다. 또 심박수, 호흡률이 증가하기에 피로를 느끼기 쉽기 때문에 조절하며 마셔야 한다.

GM Pictures-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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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먹는 순서를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일본 간사이전력 의학연구소 연구팀이 실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쌀밥을 먹기 전 생선이나 육류를 먼저 섭취하면 혈당이 치솟는 현상을 억제할 수 있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 12명과 일반인 10명을 대상으로 쌀밥을 먼저 먹는 경우와 생선·육류를 쌀밥보다 15분 전에 먹는 경우로 나눠 대상자들의 네 시간 후 혈당치를 조사했다. 그 결과 쌀밥을 먼저 먹은 그룹에 비해 생선을 먼저 먹은 그룹에서는 혈당치 상승 폭이 30%, 육류를 먼저 먹은 그룹에서는 40% 낮게 나타났다.

Maria Sbytova-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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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은 뒤 짧게 산책하는 것도 생각보다 도움이 많이 된다.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 앤드류 레이놀즈 교수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아무 때나 30분 걷는 것보다 식후 10분 걷기가 평균 혈당을 12% 더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저녁 식사 후 10분 걷기는 최대 22%까지 혈당 수치를 떨어트렸다.

최근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발병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당장 좋아하던 음식을 끊고 습관을 개선하는 것은 힘들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젊은 사람들에게 잦은 군것질, 자극적인 음식만 찾는 식습관부터 바꿀 것을 제안한다.

Pixel-Shot-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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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예방에 좋은 간식도 있다. 빵, 케이크, 사탕처럼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은 당연히 피해야 한다. 되도록 설탕이 거의 없는 간식을 먹는 게 좋다.

말린 과일을 저민 것이나 그릭 요거트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또 단백질이 풍부한 삶은 달걀, 견과류, 치즈도 좋은 간식이다. 단백질은 식사 사이 공복감을 줄여주기에 자극적인 음식에 대한 욕구를 줄여준다.

home 한소원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