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더 이상 소아과를 볼 수 없게 됐다… 소아청소년과 폐과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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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 정치로 수입원 모두 끊겨
지난 5년간 622개 소청과가 폐업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의사회 회장은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4층 대회의실에서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 인사' 기자회견을 했다. 그러면서 "아픈 아이들을 고쳐 주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살아왔지만, 오늘 자로 대한민국에서 소청과라는 전문과는 간판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소청과의사회는 지난 10년간 최저임금과 물가는 가파르게 올랐지만, 소청과 의사 수입은 28%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병원 유지를 위한 제반 비용은 상승하는데 수익은 줄어드는 상황이 지속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소청과의사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폐업한 소청과만 622개가 된다. 또 소청과의 유일한 수입원인 진료비는 30년간 동결됐다며 이는 동남아 국가의 10분의 1수준이라고 밝혔다. 진료비가 소청과의 유일한 수입원이 된 이유는 그나마 소청과 명맥을 유지하던 예방접종 사업이 포퓰리즘 정치로 인해 수입을 창출하지 못하게 됐다고 소청과의사회는 설명했다.
이에 임 회장은 "그나마 소청과를 지탱하던 예방접종은 정치인의 마구잡이 선심 속 100% 국가사업으로 저가에 편입됐고, 국가예방접종사업은 시행비를 14년째 동결하거나 100원 단위로 올려 유일한 소아·청소년 비급여였던 예방접종이 사라졌다"며 "심지어 올해 마지막으로 편입된 로타바이러스 장염 백신은 기존의 40%만 받게 질병관리청이 강제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이미 전문과목 폐과 후 일반과로 전환하는 회원에 대한 교육 등 사후교육을 준비 중인 것이 드러났다. 이번 소청과 폐과 선언이 정부를 향한 '투정'이 아닌 실질적 폐과를 의미한다는 뜻이다. 소청과가 폐과되면 1차 의료 폐과 효과로 지역사회 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임 회장은 "이 순간에도 서울 시내에서조차 아이들이 숨지고, 치료받을 곳이 없어 길바닥을 헤매고 있지만 정부는 아이를 살리는 데 반하는 대책만 양산하고 있다"라며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달 윤석열 대통령은 건강보험이 부족하다면 정부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소아 의료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조했으나, 정작 보건복지부는 빈껍데기 정책만 내놨고 질병관리청은 예방 접종비를 실질적으로는 깎고 있으며 기획재정부는 소청과 호소를 한 귀로 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청과의사회는 복지부가 마련한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소아암 진료체계구축 ▲소아 전문응급의료센터 확충 ▲달빛어린이병원 ▲24시간 소아 전문 상담센터 시범사업 추진 ▲심층 상담 교육 시범사업 ▲소아 입원진료 가산 확대 ▲의료인력 운영 혁신 ▲적정 의료인력 양성 지원에 대해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런 탓에 올해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은 정원 대비 25.4%로 떨어졌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65개 병원에서 선발하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정원은 199명이지만, 실제 지원자는 정원의 16.6%인 33명에 그쳤다. 이 중 54개 병원은 지원자가 0명이었다.
임 회장은 "부모님들과 국민께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말씀이지만 오늘 자로 소아청소년과라는 전문과는 간판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더 이상은 아이 건강을 돌봐주는 일을 하지 못하게 돼 한없이 미안하다는 작별 인사를 드리러 나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