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이 삼촌 재주는 좋다” 결국 심의대 오른 '일타스캔들' 대사, 반응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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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아스퍼거증후군 앓는 역할로 나온 해이 삼촌
반찬가게 온 손님이 해이 삼촌에게 건넨 말, 심의대 올라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일타스캔들'이 결국 심의대에 올랐다. 심의위원도, 네티즌도 엇갈린 반응이 나타났다.

tvN '일타스캔들'이 발달장애인을 조롱의 대상으로 묘사했다는 민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수돼 지난 28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방송심의소위원회가 열렸다. 민원인이 지적한 장면은 지난 5일 방송한 16회분이다.
해당 방송에서는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남재우(오의식)와 아내 김영주(이봉련)가 반찬을 판매하면서 이미옥(황보라)과 대화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미옥은 김영주가 임신으로 입덧이 심한 모습에 걱정하다가 남재우를 보면서 "그런데 해이 삼촌은 재주는 좋다?"라고 말한다. 남재우가 "무슨 재주요?"라고 되묻자 이미옥은 "그러니까 내 말은 해이 삼촌이… 아이 그, 아 그.. 아 됐고"라며 말을 아낀다. 이봉련은 옆에서 미소 짓기만 할 뿐 어떤 말도 보태지 않는다.


극 중 남재우가 앓는 아스퍼거 증후군은 대인관계에서 상호작용에 어려움이 있고 관심 분야가 한정되는 특징을 보이는 발달장애의 한 유형을 뜻한다. 민원인은 발달장애가 있는 인물의 아내가 임신한 모습을 보며 "재주는 좋다"라고 희롱하듯 언급한 것이 사회적 약자를 조롱의 대상으로 취급한 부적절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1조(인권 보호) 제3항은 '방송은 정신적·신체적 차이 또는 학력·재력·출신 지역·방언 등을 조롱의 대상으로 취급해서는 안 되며, 부정적이거나 열등한 대상으로 다루면 안 된다'고 규정한다.
방송심의소위원회에 참여한 김유진 의원은 "나조차 이 장면을 볼 때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봤는데, 민원인의 민원 취지를 보고 내가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게 아니었나 생각했다"라며 "'장애가 없는 남성이었다면 이런 말을 했을까' 생각해보면 민원 취지가 공감된다. 드라마에서 장애인에 대한 언급을 좀 더 신중하게 해달라는 취지의 행정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광복 소위원장도 "드라마상에서 남재우 역할이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는데 이런 식으로 드라마를 전개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황성욱 의원은 "민원인의 신청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창작물에 자꾸 인권 보호 조항을 들이대면 규제가 일상화되는 게 아닐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우석 위원도 "장애인 인권과 표현의 자유가 충돌하는 대목인데, 고민이 되지만 최소 규제 원칙에 따라 문제없음 의견을 낸다"고 말했다. 옥시찬 의원은 "자연스러운 드라마의 흐름으로 느꼈고, 사회적 약자를 조롱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 생각을 밝혔다.
해당 안건은 심의위원 사이에도 의견이 엇갈려 논의가 이어졌고, 결국 5인 전원이 '행정지도 의견제시' 의견에 동의해 최종 의견제시가 의결됐다. 의견제시와 같은 행정지도는 방송심의 관련 규정 위반의 정도가 경미한 경우 내려진다. 해당 방송사에는 어떤 법적 불이익도 주어지지 않는다.

심의위원의 의견이 엇갈린 것처럼 네티즌 의견도 엇갈렸다.
해당 대사가 심의대에 올랐던 사실이 알려지자 한 포털사이트 이용자들은 "비장애인에게도 그 정도 수위의 농담은 한다. 장애인 구별 없이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였는데 과민 반응", "규제는 최소한으로 해야지 개인의 잣대를 죄다 들이밀면 극의 재미가 떨어진다. 공익 방송이나 봐야지. '재주도 좋다'라는 말은 비장애인도 늘 듣는 말이다. 장애인한테 안 하는 게 차별 아닌가?", "일상에서 매우 내성적인 사람이 이성을 사귀게 됐을 때도 주변에서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재주 좋다'라고 충분히 할 수 있다", "장애인을 다르게 보는 시선이 지금 누구에게 있는가?"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드라마 보면서 대사가 거북하기는 했다.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하는 것 같았다", "극 중 김영주와 남재우가 다른 상황이었다면 다르게 반응했을 것 같다. '재주 좋다'라는 말은 좀 아니긴 하다" 등 민원인의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도 있었다.
전도연·정경호 주연의 '일타스캔들'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사장과 대한민국 수학 강사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최고 시청률 17%를 넘기고, 최종회에서도 시청률 15% 넘으며 성황리에 종영했다. 하지만 후반부에 나타난 남재우와 김영주의 러브라인은 다소 갑작스럽다는 반응을 끌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