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출입금지 당한 '카공족'들이 이곳으로 몰려 또 논란을 부르고 있다

2023-03-16 10:35

카페 전기 콘센트 막자 무인카페로 몰린 카공족
점주 “작년 대비 전기세 두 배, 음료도 안 시켜”

카페 자영업자들이 음료 한 잔 시켜놓고 장시간 카페에서 공부하는 이른바 '카공족'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서울에 위치한 한 카페 / 뉴스1
서울에 위치한 한 카페 / 뉴스1

최근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에 카공족 퇴치법 관련 글들이 공유되고 있다.

공공요금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매장 운영이 가뜩이나 힘들어진 가운데, 음료 한 잔으로 몇 시간씩 자리를 차지하는 이들 때문에 회전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랜 시간 자리에 앉아 태블릿PC, 노트북, 휴대전화 등 각종 전자기기를 충전하는 경우가 많아 고스란히 매출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보배드림
보배드림

한 카페 업주 A씨는 "손님이 음료 한 잔을 시켜놓고 각종 멀티탭, 충전기를 가져와 장시간 동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자리를 비켜달라고 말할 수도 없고 동네 상권이라 혹시 소문날까 봐 걱정돼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다른 카페 업주 B씨 역시 "영업 시작 시간 맞춰 들어와 음료 한 잔 주문해놓고 혼자서 4인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다. 손님들이 꽉 찼는데 자리 옮길 생각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요즘은 과외족까지 늘고 있다. 카페 업주 C씨는 "가장 저렴한 메뉴인 아메리카노 시켜놓고 학생을 바꿔가며 몇 시간 동안 과외를 하는 손님들도 있다"며 "'노스터디존' '과외금지' 공지를 붙여놔도 소용없다"고 난감해했다.

결국 카페 측은 콘센트 막기, 이용시간 제한, 와이파이 끊기, 노래 크게 틀기 등 카공족, 과외족을 차단하기에 나섰다.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 IFS 프랜차이즈 서울'을 찾은 예비창업자들이 24시 무인카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 연합뉴스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 IFS 프랜차이즈 서울'을 찾은 예비창업자들이 24시 무인카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 연합뉴스

반면 "공짜로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 돈 주고 음료를 사 마셨는데 뭐가 문제냐"고 반박하던 카공족이 최근 무인카페로 몰리고 있다. 24시간 이용할 수 있으며 업주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에서다.

한 무인카페 사장은 "작년 대비 전기세가 두 배가 됐다. 문제는 카페에 음료를 시키지 않고 작업하는 분들이 간혹 있는데 그때마다 매번 와서 제가 제재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시민이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공시설 부족이 카공족 논란의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home 신아람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