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석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의 범행 행각 일체를 사실상 인정하고 나선 JMS 2인자 정모(45·여성)씨에게 누리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씨는 13일 ‘기독교복음선교회’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JMS 흰돌교회 지도자모임’이란 제목의 영상에서 “조금 힘겹고 두렵지만 용기를 내서 진실을 쳐다볼 수 있어야 한다”라면서 사실상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와 여러 언론 매체의 보도 내용을 인정한 바 있다.
정씨는 “지난 과오가 있다면 모두 청산할 최고의 기회는 바로 지금이다. 묵인과 침묵은 역사의 배를 침몰시키는 행위”라면서 “사법기관은 증거자료와 법적 절차에 따라 공의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씨는 자신이 정 총재의 성범죄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여성들이 정 총재 옆에 가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정 총재는 2018년 2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소재 수련원 등지에서 홍콩 국적 여신도 A씨를 총 17회에 걸쳐 강제로 추행하거나 준강간한 혐의, 호주 국적 여신도 B씨를 5회에 걸쳐 강제추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정 총재가 신도들에게 자신을 ‘메시아’라고 부르라며 세뇌하고 자신의 말과 행동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한 뒤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씨로선 검찰이 공소장에 적힌 정 총재의 혐의 일체를 인정하고 나선 셈이다.
종교 전문 매체 현대종교에 따르면 정씨는 고등학생 시절 JMS 신도가 됐다. 복수의 탈퇴자에 따르면 정씨는 키가 크고 몸매가 좋은 여성을 전도하는 명동전도단에 들어가며 JMS 활동을 시작했다.
정씨는 정 총재 성추행을 막으려고 노력했다는 주장하지만 탈퇴자들은 정씨가 정 총재 도피를 도왔다고 증언한다. 현대종교는 정 총재가 해외 도피 시절 함께한 인물이 정씨라면서 정씨가 유학을 가려고 했으나 정 총재가 가지 말고 자기 옆에 있으라고 말해 함께 도피했다는 탈퇴자 A씨의 증언을 전했다. 그러면서 정씨가 2002년부터 말레이시아, 홍콩, 중국 등을 따라다니면서 정 총재 신임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탈퇴자 B씨는 정씨가 정 총재를 지키려고 노력했다는 간증을 들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현대종교 인터뷰에서 정 총재를 체포하려는 사람들이 정 총재 별장에 갔을 때 정 씨가 사람들을 욕하면서 ‘우리 선생님 건드리면 가만 안 둔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이런 식으로 신임을 얻었던 까닭일까. 정 총재는 2008년 수감 중 자신을 대신할 인물로 정씨를 선택했다. 정씨가 정 총재 대신 천국성령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의 JMS 지교회를 다니며 강의할 수 있었던 까닭이다. 정씨는 정 총재의 위대함을 홍보하는 굵직한 설교를 하면서 JMS에서 위상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유튜브 영상에서 신도들에게 진실을 왜곡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교리는 세상과 단절될 정도로 ‘육(肉)사랑’을 지키고 ‘영(靈)사랑’을 먼저 하는 것”이라면서 “이 절대적인 뜻을 육사랑으로 해석해 수십 년이 넘도록 은폐하고 가리며 겉으로는 영사랑을 말하고 실제로는 육사랑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저는 1998년 말에 전도돼 어렴풋이 알았다. 이성적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그 무엇을 알 수 있었겠나. 고로 알았으나 알았어도 몰랐다"라면서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육사랑을 절대 뜻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씨는 자신이 정 총재의 성범죄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육사랑을 주장하는 이들을 끊임없이 막고 이들과 끊임없이 싸웠다”라면서 “선생님(정 총재)께 눈물로 호소했다. 하루도 울지 않은 적이 없었다. 이건 절대 뜻이 아니라고, 이건 절대 뜻이 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때로는 너무 괴로워서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선생님 앞에서 소리도 질러봤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별의별 말을 다 해보면서 막을 수 있는 날까지 다 막아봤다”라면서 "여성은 선생님(정 총재) 옆 3m 반경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다. 믿는 세 명을 세워서 철저히 여자들을 봉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나 마음이 괴로워 선생님께 소리까지 지르는 바람에 저는 선생님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까지 됐다. 선생님과 멀어졌으며 선생님과의 사이가 틀어졌고 변질됐다. 그러다 선생님을 구속시킨 사람까지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교단 대표는 제가 이런 말을 하지 못하도록 지난 1년 동안 끊임없이 막았다"면서 자신의 예배 내용은 교단과도 협의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