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지옥'의 문이 열렸다. 3월 신학기가 시작되면 초·중·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도 과제와의 전쟁을 시작한다. 컴퓨터 앞에 앉아 꼬박 몇 시간 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해낸 과제가 갑자기 날아가는(?) 불상사를 경험해본 사람은 안다. '저장'만이 살길이며, '윈도우 업데이트' 등 컴퓨터가 원하는 뭔가가 있다면 반드시 원만하게 합의하고 과제를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과제는 끝이 없고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영혼을 갈아 넣은 결과물이 아깝게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또 조금은 쉽게 갈 수 있도록 '과제를 작성할 때 유용한 팁' 몇 가지를 소개한다. 꼭 확인하고 머리에 콕 입력하길 권한다.
□ "진짜 열심히 했는데… 다 날려 먹었어요"
'저장만이 살길' 혹은 '저장을 생활화하자'란 명언(?)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과제의 기본은 저장에 있다. 예기치 못한 오류로 컴퓨터가 '먹통'이 되거나 재부팅 할 때면 등에 식은땀이 쫙 난다. 소중한 과제가 흔적 없이 사라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은 원점으로 돌아간다.
그런 비상사태에 대비해 과제를 작성하며 수시로 저장을 해야 하는데, 집중하다 보면 '저장' 버튼을 누르는 걸 놓칠 때가 있다.
일부는 '저장하기'의 단축키인 '컨트롤(Ctrl)+에스(S)'를 습관적으로 누르는 방법을 취하지만, 이런 수고도 덜어주는 기특한 기능이 있어 소개하려 한다. 바로 한컴오피스 한글의 '자동(임시) 저장'이다.
문서 작성의 기본 툴인 한글을 이용할 땐 자동 저장 시간을 따로 설정해두면 안심하고 과제에만 집중할 수 있다.
먼저 한글을 실행한 뒤 상단 메뉴에서 [도구]-[환경설정]-[파일] 탭을 클릭하면 '복구용 임시파일 자동 저장'이라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무조건 자동 저장', '쉴 때 자동 저장'을 선택해서 설정하면 된다.
기본 설정은 10분(자동 저장), 쉴 때는 10초로 돼 있지만, 본인이 원하는 시간으로 바꿀 수도 있다. 되도록 저장주기를 짧게 설정해야 더 안심할 수 있다.
□ "메모장에 저장했는데, 외계어가 떠요…"
한글 다음으로 문서 작성 시에 자주 쓰는 '메모장'도 가끔 사람을 천불 나게(?) 할 때가 있다.
다 작성해둔 문서를 열었는데, 외계어 같은 알 수 없는 문자로 싹 바뀌어 있으면 갑자기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멍해진다.
이 기사를 본 당신은 이제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정말 초간단 조치로 원래 문서로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장해 둔 상태의 문서를 열고자 할 때, 메모장을 실행한 뒤 [파일]-[열기]를 눌러 문서 위치를 찾아 선택하고 '열기' 버튼 옆에 있는 '인코딩' 상태를 확인한다.
외계어가 떴다면 이 인코딩 부분이 '자동검색'으로 돼 있을 확률이 높다. '자동검색'을 클릭해 하단에 뜨는 'UTF-8'로 바꾼 뒤 문서를 열면 끝! 그렇게 하면 작성한 글이 나타난다.
메모장을 애용하는 사람들이 종종 겪는 '갑자기 오른쪽으로 모든 글씨가 정렬되는 현상'은 [마우스 오른쪽 버튼]-[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기 순서]를 해제하면 해결된다.
□ "발표 자료를 PPT로 만들었는데 용량이 커서 업로드가 안 돼요…"
'과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PPT(파워포인트)를 만들 땐 정성과 시간이 배로 들어간다. 템플릿 디자인에서 이미지, 동영상, 애니메이션 효과까지 신경을 쓸 게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성의 무게라고나 할까? 한글이나 메모장과는 견줄 수 없는 정도로 파일의 용량도 커진다.
그런 탓에 발표 자료로 PPT를 완성해 팀원들과 공유하거나 웹 드라이브에 올릴 때 용량 초과로 업로드가 안 되는 당황스러운 상황도 종종 벌어진다.
'분량을 줄여야 할까', '이미지를 다 빼야 할까'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눈물 나는 이런 일도 이 기능을 알면 이제 안녕이다.
파워포인트에 있는 '그림 압축' 기능을 사용하면 용량을 확 줄일 수 있다.
프레젠테이션이 열려 있는 상태에서 [파일]-[다른 이름으로 저장] 탭을 클릭하면 새 창이 뜬다. 여기에서 오른쪽 하단에 있는 [도구]-[그림 압축]을 선택하면 '대상 출력'이라는 문구가 나타나는데 네 가지 옵션 중 '전자메일(96ppi): 공유할 문서 크기를 최소화합니다'를 택하면 된다. 그럼 PPT에 삽입한 모든 이미지의 용량이 줄어든다.
특정 이미지의 용량만 줄이고 싶다면 이미지를 한 번 클릭한 상태에서 [서식]-[그림 압축]에 들어가 같은 옵션으로 바꿔주면 된다.
이 방법은 이미지 용량이 너무 커서 PPT 화면이 부자연스럽게 넘어가는 현상에도 적용할 수 있다.
□ "노트에 필기한 걸 쉽게 컴퓨터에 타이핑할 방법이 혹시 없을까요?"
스마트폰 시대에 모든 과제를 컴퓨터로만 하는 건 현명하지 못한 방법이다. 요즘 스마트폰 자체에 도입된 것 중에는 놀랄 만한 기능이 많다. 스마트폰에 있는 '텍스트 캡처(추출)' 기능도 그중 하나다.
수업 중 노트에 열심히 필기해 온 내용을 다시 컴퓨터를 켜서 타자로 입력해야 하는 것만큼 번거로운 일도 없다. 그런데 애플 아이폰의 메모앱(애플리케이션)에 있는 '텍스트 캡처'를 이용하면 그 내용을 한 번에 긁어올 수 있다.
메모앱 하단 메뉴 중 '카메라' 모양을 클릭해 뜨는 '텍스트 스캔' 옵션을 누르면 카메라가 켜지는데, 문서를 화면에 맞추면 그 안에 담긴 글씨가 메모 앱에 저절로 입력된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도 같은 기능이 있다. 카메라 앱에 들어간 뒤 'T' 버튼을 누르고, 프린트물이나 필기 된 노트를 사진으로 찍으면 된다.
사진 촬영을 마친 뒤에 화면에 뜨는 결과물을 확인하고, 상단에 표시된 '텍스트 추출' 문구를 누르면 문서에 담긴 글자만 쏙 뽑힌다. 이후 '복사' 버튼을 눌러 내용을 복사한 뒤에 메일이나 메신저로 전송하면 일일이 타이핑을 하지 않아도 된다.
손글씨 역시 같은 기능이 적용된다. 다만 아쉽게도 휘갈겨 쓴 글씨나 악필은 제대로 인식이 어렵다. 이럴 경우엔 따로 교정 작업을 해야한다.
추가로, 아이폰이나 갤럭시에 있는 '문서 스캔' 기능은 스캐너 대용으로도 쓸 수 있다.
□ "외국어 교재를 번역하고 싶은데… 본문을 다 입력해야 하나요?"
외국어 교재 등을 번역할 때 도움이 되는 스마트폰의 기능도 있다.
가령 영어 본문을 컴퓨터에 다 입력해 번역기를 돌리지 않아도, 사진 한 장이면 해결이 된다. 특히나 중국어나 일본어, 프랑스어 등 일일이 타이핑하기 어려운 문자에 유용하다.
번역을 원하는 문서를 카메라로 찍은 뒤 [사진] 앱에 들어가서 번역이 필요한 문구를 꾹 누르면 배경을 제외한 글자만 선택이 된다. 여기에 '번역' 옵션을 누르면 아이폰은 해당 화면에서 한국어로 해석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갤럭시는 구글 웹사이트로 이동해 번역 내용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