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편의점 매출 순위를 보면 종합운동장이나 시청 앞과 같이 유동 인구가 많은 장소가 최상위권에 포진돼 있다.
그런데 아주 평범한 동네의 평범한 상가에서 월 16억원을 벌어들이는 매장이 있다. 그것도 단일 품목(?)으로 말이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7호선 노원역과 마들역 사이, 지은 지 30년이 넘은 상계주공10단지 상가 건물 1층에 자리한 편의점이 화제의 주인공이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생필품을 사기 위해 매장 앞에서 장사진을 치며 차례를 기다리는 게 아니다. 손님의 99%는 '대박'이라는 인생 역전을 꿈꾸는 로또 구매자들이다. 대한민국에서 로또 1등 당첨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로또 명당 중의 명당이기 때문이다.
영업시간은 평일엔 오전 9시~오후 8시, 토요일엔 오전 7시~오후 8시다.
기존 당첨자의 '기운'을 받기 위해 전국 각지의 로또 애호가들이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문전성시를 이룬다. 휴무일인 일요일을 제외하고 언제나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가장 많은 이들이 스파를 방문하는 날은 로또 추첨일인 토요일이다. 토요일은 최소 30분은 기본으로 줄을 서야 로또를 손에 쥘 수 있다.
10여 명의 직원이 근무 중인데, 한 직원은 미리 수백 장의 자동 추첨을 뽑아 놓고 사람들에게 팔고 있다. 자동 선택을 하는 이들은 수동 구매자보다 빠르게 로또를 살 수 있다.
이곳에서 번호 자동 선택으로 49명의 1등 당첨자가 나왔다. 평균 1등 당첨 금액이 20억5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1000억원의 당첨금(1등 기준)이 스파에서 발생한 셈이다. 로또 1등을 가장 많이 배출한 판매점인 동시에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판매점이다.
스파가 처음부터 로또 명당이었던 건 아니다. 1992년 일반 편의점으로 문을 연 후 2002년 12월부터 로또를 판매했다. 첫 1등 당첨자가 스파에서 나온 것은 2003년 11월인데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1등이 나오면서 유명세를 탔다.
스파를 소개한 유튜버 영상을 보면 1년 매출액이 200억원 대 수준이라고 한다.
로또 판매수수료율 5.5%(부가세 포함)를 대입하면 판매점 주인의 연간 순수익은 10억원 대다. 세후 월 수익이 8300여만원이니, 웬만한 중소기업 사장이나 스포츠 스타가 부럽지 않을 지경이다.
‘진짜 로또를 맞았다’는 부러움을 살 만하다. 수수료로 임대료를 근근이 충당하는 일반 로또 판매점은 쳐다보지도 못할 경지다. 지난해 상반기 로또 판매수수료 1432억원, 8월 말 기준 로또 판매점 7538개를 고려하면 판매점 1곳당 연간 약 3800만 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