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아침에 하이브에 인수된 SM, 현 직원들 상황

2023-02-13 11:07

이수만 주주 사들인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직원의 익명 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직원들의 넋두리가 온라인에 퍼졌다.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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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최대 주주 이수만 측 지분을 인수한 소식이 알려지자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SM엔터테인먼트 직원이 쓴 글이 게재됐다.

글을 쓴 직원 A 씨는 "이 기분이 뭘까"라며 "코로나 끝나고 콘서트 많아지면서 회사 실적도 좋아지고, '역시 그래도 근본의 SM인데 열심히 해서 다시 1등 하자!' 이런 마음으로 하루하루 일은 너무 버겁지만, 프로젝트 할 때마다 작은 기대감? 같은 것 가지고 일했는데 이제는 이런 것도 박탈당한 느낌이다"라고 넋두리했다.

이어 "앞으로 아무리 열심히 일해서 SM 아티스트들 1등 만들어도 그냥 실적 좋은 하이브 산하 레이블 되는 거잖냐. 모든 전통과 역사를 부정당한 기분이다. 나만 이상한 건가?"라고 덧붙였다.

SM엔터테인먼트 직원 전용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 이하 블라인드
SM엔터테인먼트 직원 전용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 이하 블라인드

해당 글은 SM엔터테인먼트 직원들이 볼 수 있는 전용 커뮤니티 공간에 올라왔다. 따라서 해당 글을 본 또 다른 직원들이 "공감한다. 잘해보고 싶었는데", "진짜 SM 자부심 있었는데 한순간에 무너진 느낌", "역사를 팔았고 그렇게 힘들어도 버텼던 동력을 잃은 느낌이다. SM이라서 버텼고 자부심이 있었는데", "마지막 남은 자부심마저 선생님이 날려버렸다", "선생님 진짜 이건 아니다. 우리가 왜 여기 붙어있는지 관심 없으신 것 같지만", "정말 너무 속상하다. 자존심도 상한다. 아무리 애정을 갖고 일해도 회사의 변화에 아무 목소리도 낼 수 없는 게 허무하다", "선생님도 그러셨겠지만 나도 이 회사에 내 청춘 바쳤다. 정말 잘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런데 이건 좀 아니다" 등 댓글을 남기면서 공감했다.

SM엔터테인먼트 직원들이 쓴 댓글
SM엔터테인먼트 직원들이 쓴 댓글

또 다른 직원 B 씨는 "선생님 지금 편안하십니까?"라며 "SM의 역사를 함께한 임직원들의 피와 눈물, 그리고 허탈함을 4228억 원과 맞바꾸시고 행복하십니까? 그동안 SM과 임직원들이 선생님께 딱 그 정도의 존재였습니까?"라고 울분을 토하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SM 직원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글과 댓글
SM 직원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글과 댓글

이날 하이브는 이수만 SM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 원에 인수했다. 하이브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K-POP의 글로벌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미래 사업을 위한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 기업이라는 공동의 비전 달성을 함께하기로 했다"라고 공동 성명서를 냈다.

SM 측 이성수, 탁영준 SM 공동 대표와 센터장 이상 상위 직책자 25인은 이수만과 하이브의 결정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공식 입장문에 이들은 모든 임직원, 아티스트와 함께 적대적 M&A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왼쪽),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프로듀서 / 뉴스1
방시혁 하이브 의장(왼쪽),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프로듀서 / 뉴스1

입장문에 따르면 최근 SM은 카카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SM의 새로운 미래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SM 3.0 전략을 실행하려고 했다. SM 3.0은 그동안 이수만의 '원맨 프로듀싱 체제'를 끝내고 멀티 프로듀싱 체제를 구축해 퍼블리싱 전문 자회사 설립 등을 하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하이브의 깜짝 등장으로 앞서 SM 경영진이 발표한 SM 3.0 전략이 전면적으로 재수정 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home 한제윤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