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와 시리아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세계 3위의 저수량을 자랑하는 아타튀르크(Atatürk) 댐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댐이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또 다른 '제2의 참사'가 불가피하다.
6일(현지 시각) 그리스 매체 아테네 뉴스(Athens News)는 리히터 규모 7.5와 7.8의 두 차례 파괴적인 지진이 발생한 지역과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위치한 아타튀르크 댐이 현재 심각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강진으로 댐에 균열이 많이 생겼다”는 보고가 현지에서 올라오고 있다"며 "주변 지역은 이미 대피 명령이 내려져 텅 비어있는 상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댐이 언제든 무너질 수 있고, 그로 인한 피해가 댐 주변 30km²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이번 지진의 영향권인 시리아 북부 아프린에 있는 미단키 호수의 댐은 일부분이 쩍쩍 갈라졌다.
매체는 국제사회가 개입해 댐 복구 작업을 하지 않으면 지진보다 더 큰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타튀르크 댐은 튀르키예에서 발원해 시리아, 이라크를 지나 페르시아만까지 이어지는 유프라테스강에 지은 댐이다.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댐으로, 최대 저수량이 500억 톤에 이른다. 우리나라 팔당댐 저수량의 200배에 달하는 규모다.
댐 붕괴설을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지난 2008년 중국 쓰촨성을 덮친 강진으로 피해 지역 일대의 댐 수백 개에 균열이 생긴 선례가 있다. 민심이 흉흉해지자 중국 당국은 수천 명의 인민해방군을 동원, 균열이 일어난 댐들에 대한 대대적인 보수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재앙으로 현재까지 튀르키예·시리아 양국 사망자 수는 3800여 명을 넘어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망자 수가 최대 2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이날 오전 4시 17분쯤 튀르키예 남부 가지안테프주 누르다으에서 동쪽으로 약 26㎞ 떨어진 곳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약 17.9㎞로 추정됐다. 이어서 규모 진도 7.5의 강력한 여진을 포함해 60차례 이상 여진이 발생했다.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AFAD)은 “1991년 비슷한 규모의 강진이 튀르키예 동부 마르마라해 지역을 강타해 1만7000여 명이 사망한 이래 튀르키예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지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