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초등생들 사이에서 유행이라는 '혐오 표현'이 등장해 눈살이 찌푸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는 ''개근 거지'의 의미 아시나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 A씨는 "(개근 거지는) 하루도 안 빠지고 학교를 간 친구를 비하하며 부르는 말"이라며 "이게 우리 때는 방학 때 학교에서 어디 다녀왔는지 해외여행 다녀온 거 자랑하는 거처럼 평소 평일에 결석계 제출 못 하고 해외여행 안가는 애들을 개근 거지라고 하더라"고 알렸다.
이어 그는 "부모의 가난 = 자식의 왕따"라며 "우리 때도 롯데월드 자연농원 처음 생기고 다녀오면 나가서 자랑하고 해외여행 자랑하고 그런 건 있었는데... 이때는 자랑하는 애들 반에 한두 명 vs 다수의 부러움, 이제는 기본으로 해외여행 다수 vs 안 가는 몇 명의 거지 왕따"라고도 설명했다.
A씨는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긴 하네요. 한 아파트에 일반분양 vs 임대주택 놀이터에 철조망 쳐주는 건 당연하게 초등생들에게 선행학습"이라며 혐오를 조장, 계급을 정해주는 풍토에 대해 씁쓸함을 토로했다.
해당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도 "개근도 상을 주던 때가 있었는데 이걸 조롱하는군요. 슬프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이 가운데 한 누리꾼은 "신조어가 생긴 거지 옛날부터 그런 의미의 일들은 계속 있었다"며 "옛날 TV가 없는 자녀는 만화영화 얘기 끼어들지도 못 했고 남들 다 있는 브랜드 옷이나 신발, 집도 임대 아파트냐, 핸드폰은 아이폰이냐, 아빠 차는 뭐냐, 비교, 차별은 계속 만연해왔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 '개드립'에서도 해당 게시글을 공유하며 "우리 때는 공부 못 해도 개근상 받으면 성실한 학생이라는 의미 정도는 있었는데"라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부쩍 늘어난 교실 내 혐오와 차별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 전체에 자리 잡은 경쟁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교실의 혐오 문화가 사라지려면 결국 사회 전반에 대한 인식 개선, 한국 사회의 경쟁 중심적 문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