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가 아이폰 이용자들을 겨냥해 도입을 추진 중인 애플페이의 국내 정착이 사실상 어렵다는 금융·결제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최근 애플페이 사용을 위해 국내 밴(VAN·부가가치통신망)사 5곳에 이달 중순까지 근거리 무선통신(NFC) 단말기 설치를 완료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애플페이에 대한 금융위원회 허가가 늦어지면서 인프라 구축 요건을 서둘러 충족시키기 위한 조치로 알려졌다.
실제로 CU, 롯데하이마트 등 일부 매장은 NFC 단말기 설치가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는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 도입과 관련해 개인정보 보호법 저촉 등 단말기 결제 보안 관련 이슈와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페이를 통한 오프라인 결제 시 해외 EMV(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카드가 제정한 표준) 망에 결제자의 결제 계정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즉, 애플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선 개인정보를 포함한 전체 거래 내역이 반드시 해외로 유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오프라인 단말기를 통해 에플페이 결제를 할 경우 단말기가 PIN을 EMV에 전송하기 전 신용카드의 공개 키(Key)로 암호화하는데, 이 과정에서 PIN을 우회한 보안 공격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금융 전문가들이 애플이 EMV 방식을 양보하지 않는 이상 금융위가 허가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다.

황승익 한국 NFC 대표는 지디넷 코리아에 "EMV 결제 방식이 워낙 오래됐기 때문에 보안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반면 국내에서 만든 독자적인 결제 표준은 보안 측면에선 EMV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애플페이가 한국형 신용카드 독자 표준 규격인 KLSC(Korea Local Smart Card)를 내재화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애플이 이를 허락할 확률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애플페이 결제를 지원하는 NFC 단말기의 국내 보급이 10% 미만인 점도 도입이 어려운 이유에 한몫을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만약 도입이 된다면 오프라인이 아닌 규제가 덜한 온라인에 먼저 도입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출시일과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