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PSY)가 눈치 없는 언행으로 구설에 올랐다.

극심한 가뭄 탓에 '수돗물 절약 운동'을 벌이고 있는 광주에 가서 "흠뻑쇼를 못해 아쉽다"는 말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싸이의 이런 발언은 지난 1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가수 크러쉬 콘서트장에서 나왔다.

이날 싸이는 '2022 크러쉬 온 유 투어(CRUSH HOUR)-광주' 콘서트에 소속사 대표 겸 게스트로 등장했는데, 관객과 인사를 나누던 중 '올해 광주에서 흠뻑쇼 공연을 못해 아쉽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흠뻑쇼는 싸이의 여름 콘서트로, 공연 중 사방에서 물을 뿌려 흠뻑 젖은 상태로 즐기는 콘셉트의 공연이다. 예매 전쟁이 치열할 정도로 관객의 인기를 모는 공연 중 하나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여파로 몇 년째 못 열다가 올해 재개됐다. 지난여름 인천, 서울, 수원, 강릉, 여수, 대구, 부산 등에서 진행됐으나, 광주 일정은 따로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광주 전남지역은 지난해 가을부터 눈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올 2월부터 초기 가뭄을 겪었다. 저수지가 마르면서 당장 쓸 농업용수가 부족해 농가들이 먼저 타격을 받았고 (KBS NEWS 보기)
6월부터는 사태가 더 심각해졌다. (광주 MBC 기사 보기) 농민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메마른 땅이 쩍쩍 갈라졌다. (전남매일 기사 보기)
도심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광주 도심 대표 공원인 서구 풍암호수공원은 오랜 가뭄으로 녹조가 원래보다 더 심해졌고 (뉴시스 기사 보기) 광주의 상징 무등산의 약수터도 물이 말라 폐쇄됐다. (남도일보 기사 보기)
광주 시민들의 식수 공급원인 동복댐, 주암댐 등 저수량이 평년의 절반 이하 수준까지 떨어지자, 광주시는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대책 마련에 나선 시 상수도본부는 7월부터 시민들에게 "수돗물을 아껴 써 달라"고 당부했고, 시민들은 틀어진 수도꼭지를 꽉 조였다. (전남일보 기사 보기)
비슷한 시기 전국적으로 가뭄이 골칫거리였지만, 광주에선 보통 말썽이 아니었다. 아무리 재미난 공연이라고 한들 회당 300t 정도의 물을 쓴다는 '흠뻑쇼'가 열린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거였다.

메말랐던 여름이 지나고도 광주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당장 내년 3월부터 광주시민들은 수돗물을 마음대로 쓸 수 없는 상황(제한 급수)에 놓일지도 모른다.
KBS 보도에 따르면 시장까지 나서서 시민들의 '물 아껴 쓰기' 동참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내년 3월 1일부터 제한급수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절수) 20%에 도달할 수 있다면 제한급수 없이 우리는 7월 비 내리는 시기까지 버틸 수 있다"며 좀 더 힘을 보태줄 것을 당부했다.

이런 상황을 싸이는 몰랐던 모양인지, 하루에 꼬박 두 번씩 '생활 속 물 절약에 동참해 달라'는 문자를 받고 있다는 광주 시민들(남도일보 기사 보기) 앞에서 실없는 소리를 했다가 애꿎은 야단을 맞고 있다.
이날 광주 콘서트에 참석한 한 관객은 "올해 광주에서 흠뻑쇼를 못해서 아쉬웠다 어쩌고 하는데 좀 그랬다. 몇 달째 가뭄 땜에 난리 난 거 모르나... 우리 아파트도 지금 물 아끼자고 그러는데"라며 혀를 찼고, 다른 관객도 "여름부터 '남부 지방 가뭄이다' 계속 뉴스 나오고, 6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청주 콘서트도 충청도 지역 가뭄으로 취소했으면서 매일 같이 물 아끼자고 안전재난문자 오는 광주에서 '흠뻑쇼 못했다' 얘기하는 건 좀 아쉽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를 접한 네티즌은 "예전에 말한 줄 알았는데 최근 일이네", "지금 광주 진짜 난린데...", "흠뻑쇼 한참 할 때도 이미 광주전남은 제한급수하네 마네 했었다", "가뭄인데 자기 공연 못 한 거 아쉽기만 하나", "굳이 안 해도 될 말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아쉽다는 말을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래서 '공연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못 했으니 아쉽다 그거겠지", "(싸이가) 다른 지역(사람)이라 모를 수도 있지 않나"라고 했다.

싸이는 오는 22~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 체조경기장(KSPO DOME)에서 '올나잇스탠드 2022-막차와 첫차 싸이' 공연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