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교통사고 사건을 다루며 많은 이들에게 충격과 경각심을 준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한블리)가 결국 위기에 처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13일 정기회의를 열고 JTBC 교양프로그램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이하 한블리) 제작진에 '의견진술'을 요구했다.
방심위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37조 충격·혐오감 조항을 적용해 전원 일치로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문제가 된 장면은 9월 29일, 10월 14·27일, 지난달 18일 방송분 내용이다.
제작진은 다음 회의에 출석해 위원들의 관련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가장 문제가 된 9월 29일 방송분에는 여학생이 트럭에 치이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서 여학생은 교차로를 지나 공사 중인 인도를 피해 왕복 2차선 도로를 걸어가던 중 후진하는 트럭 뒤에 치였다. 도로에 뒹군 여학생의 모습은 그대로 방송됐다.
이때 제작진은 해당 영상을 확대하고 문제의 장면 앞뒤에서 출연진과 방청객들의 반응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정민영 의원은 "피해 장면을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반복해서 보여준 건 문제"라면서 "진행자인 한문철 씨도 이 사건을 소개하면서 스포츠 중계하듯 하고 출연진은 공포영화 보듯 반응한다. 사건을 너무 선정적으로 다룬다"라고 지적했다.
또 황성욱 위원도 "방청객들도 경악스러워하는 장면을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보여준 건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광복 소위원장도 "방송 제작진이 왜 그렇게 자극적인 영상에 유혹을 받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제작진이 오면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