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파울루 벤투의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직 재계약 불발에 대해 소신을 언급한 후 일부 누리꾼들에게 비난받고 있다.
김 부회장은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사회자가 “벤투 감독을 잡을 여지가 없는 건가?”라고 묻자 힘들 것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마 힘들지 않을까요. 제가 알기로도 몇 달 전 (대한축구협회가 벤투 감독과) 재계약에 대한 의견을 나눴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때는 월드컵에 대한 결과를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대한축구협회가) 아시안컵 결과에 따라 추가 옵션으로 계약 기간을 제시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는 벤투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거예요. 장기 플랜을 갖고 있었을 테니까. 그런데 저는 (벤투 감독과의 재계약이) 조금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면 (벤투 감독이) 연봉을 올려 달라고 했을 거예요. 또 벤투 감독을 원하시는 팀들이 많이 나올 거예요.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이 잡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계약 기간, 처우 등을 두고 이견을 보여 월드컵 성적과 관련 없이 벤투 감독과의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 부회장의 발언은 예산 등을 이유로 대한축구협회가 벤투 감독의 ‘장기 플랜’을 대한축구협회가 거절했다는 것으로도 읽혀 논란을 사고 있다.
김 부회장은 그동안 벤투호가 상당히 염려스러웠다는 발언도 내놨다.
그는 “(카타르 월드컵을) 4년간 준비하면서 벤투호에 염려스러웠던 부분이 사실 많이 있었다”라면서 “빌드업 축구를 구사하면서 백패스가 많았다. 세계 무대에서 좋은 팀을 상대로도 빌드업 축구가 통할지 염려했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벤투 감독의 선수 기용 방식에도 의문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강인 선수가 월드컵 막판에 합류하면서 분위기를 조금 바꾸긴 했는데 이강인 선수가 과연 뛸 수 있을지 염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별리그 3경기의 결과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을 내놨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승(포르투갈전) 1무(우루과이전) 1패(가나전)를 거뒀다.
김 부회장은 조별리그 결과를 두고 벤투호의 뚝심이 통했다는 평가가 많지만 자기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까지의 전략과 완전히 다른 전략을 들고 나와 통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난 4년간 벤투 감독이 보여준 선수 구성, 선수 교체 타이밍, 전술과 이번 월드컵에서 벤투 감독이 보여준 것은 완전히 달랐다”라면서 “이강인 선수를 투입한 것부터가 정말 놀라웠다. 또 선수 교체 때도 한번에 3명을 교체하고 전술에 대한 판단도 상당히 신속하게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4년간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하지 않은 벤투 감독이 왜 갑자기 변화했는지 사실 궁금하다”라고 했다.
김 부회장으로선 벤투 감독의 방식에 그동안 상당한 불만이 있었다는 것을 대놓고 밝힌 셈이다. 김 부회장은 대한축구협회의 주요 인사다. 김 부회장이 이렇게 말했다는 것은 대한축구협회가 그동안 벤투 감독의 전술, 선수 운용 방식 등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는 것을 뜻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김 부회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꽁병지tv'에 "인터뷰를 보면서 대한민국 축구의 장래가 어둡다는 걸 느꼈다"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부회장직에서 내려오고 유튜브에 전념해달라" 등의 댓글을 달며 김 부회장을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