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2주 만에 페이스북에 글 올려 이처럼 말했다

2022-11-22 17:21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비판에 동의못해"
'좋은 불평등'에 대한 꼼꼼한 서평 눈길

문재인 전 대통령 / 사진=문 전 대통령 페이스북
문재인 전 대통령 / 사진=문 전 대통령 페이스북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시행한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예상 범위 안에 있었던 2018년 고용시장 충격을 들어 실패 또는 실수라고 단정한 것은 정책 평가로서는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22일 페이스북에서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역임한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의 저서 '좋은 불평등'을 소개하며 이처럼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단기간의 충격을 감수하면서 장기적인 효과를 도모한 정책"이라며 "언젠가 장기적인 통계자료를 가지고 긴 안목의 정책 평가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좋은 불평등'은 불평등에 관한 통념에 도전하는 책"이라며 "진보진영의 경제정책 담론에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깊이 공감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에 관한 논의가 보다 깊어지고 활발해지기를 바라면서 책을 추천한다"면서도 "비판하자면 한국사회의 불평등은 책이 다루는 것보다 훨씬 구조적이며 세습적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아울러 "이 책은 불평등의 바다에서 수면의 물결만 다루었을 뿐 수면 아래 저변까지 보지 못한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며 "특히 불평등을 세습시키고 고착시키는 자산소득 등 자산의 요인을 전혀 다루지 않은 것은 분명한 한계라고 본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본주의 변동으로 보는 한국 불평등 30년'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좋은 불평등'에서 저자인 최 소장은 "'일반시민을 위한 한국경제 불평등 교과서’를 목표로 집필된 책"이라며 "한 권을 읽게 되면 자연스럽게 한국경제 불평등 30년의 역사, 불평등과 경제성장의 관계, 한국경제와 세계경제 및 중국경제의 변화가 한국 불평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한국의 노동 문제와 사회복지, 초고령화 문제까지를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글을 다시 올린 것은 약 2주 만이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받은 풍산개를 정부에 반환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SNS 활동을 중단했다.

이와 관련해 문 전 대통령은 "한동안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읽다가 덮은 책을 다시 펼 마음이 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풍산개 반환을 둘러싼 논란, 이태원 참사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전문>

한동안 책을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읽다가 덮은 책을 다시 펼 마음이 나지 않았습니다.

<좋은 불평등>은 불평등에 관한 통념에 도전하는 책입니다.

주장이 새롭고 신선하고 흥미 있습니다.

진보진영의 경제정책 담론에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깊이 공감합니다.

비판경제학이 주류의 경제학으로 발전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에 관한 논의가 보다 깊어지고 활발해지기를 바라면서 책을 추천합니다.

비판하자면, 한국사회의 불평등은 책이 다루는 것보다 훨씬 구조적이며 세습적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불평등의 바다에서 수면의 물결만 다루었을 뿐 수면 아래 저변까지 보지 못한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특히 불평등을 세습시키고 고착시키는 자산소득 등 자산의 요인을 전혀 다루지 않은 것은 분명한 한계라고 봅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단기간의 충격을 감수하면서 장기적인 효과를 도모한 정책이었는데, 예상 범위 안에 있었던 2018년 고용시장 충격을 들어 실패 또는 실수라고 단정한 것은 정책 평가로서는 매우 아쉽습니다.

언젠가 장기적인 통계자료를 가지고 긴 안목의 정책 평가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